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부과하는 ‘상호 관세’가 시행되면 아이폰의 미국 내 가격이 최대 43%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경우 최상위 모델인 아이폰16 프로맥스의 가격은 300만원을 넘게 된다.
3일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미국 내에서 아이폰과 같은 소비재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애플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경우 아이폰의 가격은 현재보다 30~40%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다.
로젠블랫증권은 애플이 이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경우 최대 43%의 가격 인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증권사 분석에 따르면, 현재 799달러(약 116만원)인 아이폰16 기본형은 최대 1142달러(166만원)까지, 1599달러(232만원)인 아이폰16 프로맥스는 최대 2300달러(333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 최근 출시된 아이폰16e는 599달러(87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나 관세 적용 시 856달러(124만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
애플은 연간 2억2000만대 이상의 아이폰을 판매하며, 가장 큰 시장은 미국, 중국, 유럽이다. 아이폰은 여전히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중국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에는 54%의 관세가 부과된다. 기존에 중국에 적용해온 20%의 관세에 전날 발표된 34% 상호 관세를 더한 것이다. 애플은 일부 생산을 베트남과 인도로 이전하는 등 다변화하고 있지만 이 국가들도 관세 대상이다. 베트남은 46%, 인도는 26%의 관세가 부과된다.
애플은 관세가 부과됨에 따라 추가 비용을 부담할지, 소비자에게 이를 전가할지 어려운 선택에 직면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닐 샤는 “애플이 관세를 상쇄하려면 최소 30%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회사는 3일 주가가 9.3% 하락해 2020년 3월 이후 최악의 하락 폭을 기록했다. 로젠블랫증권은 관세로 인해 애플이 최대 400억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젠블랫 증권의 애널리스트 바튼 크로켓은 “이번 상호 관세 문제는 미국의 대표적 기업인 애플이 보호받을 것이라는 종전의 예상과 전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1기 때에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폭넓은 관세를 부과했지만, 애플은 당시 일부 제품에 대해 면제나 유예를 받았다.
그러나 애플이 당장 아이폰 가격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이폰 판매는 이미 주요 시장에서 부진한 상황이며, 가격을 인상할 경우 판매가 더욱 둔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의 수요 침체에 더불어 관세로 비용마저 상승한다면 애플의 수익성에 추가적인 압박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CFRA 리서치의 주식 애널리스트 안젤로 지노는 “애플이 소비자에게 5∼10% 이상 가격을 전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애플은 매년 가격 인상을 계획적으로 진행하는데 아이폰 17 출시 예정인 올가을까지는 주요 가격 인상을 보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