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 달리오/로이터 연합뉴스

세계적인 투자자이자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설립자인 레이 달리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 정책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다면 “경기 침체보다 더 나쁜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달리오는 2008년 금융 위기를 예측한 것으로 유명하다.

13일 미 NBC뉴스와 인터뷰에서 달리오는 “우리는 통화 질서의 붕괴를 겪고 있다”며 “이것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경기 침체보다 훨씬 더 나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고 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두려움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질문에 달리오는 “돈의 가치, 우리가 아는 정상적인 민주주의가 아닌 내부 갈등, 세계 경제에 큰 혼란을 초래하는 국제 갈등, 심지어 군사적 갈등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다.

달리오는 지난 8일 자신의 X 계정에서도 이 같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관세보다) 진짜로 훨씬 더 크고 더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통화적, 정치적, 지정학적 질서의 고전적 붕괴를 보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특히 통화 질서의 붕괴에 대해서는 “미국(채무국)이 부채를 내서 소비를 하고, 중국 등이 자국 경제를 지탱하기 위해 미국에 상품을 파는 이 구조는 현재로서는 지속 불가능하다”며 “탈세계화 시대에는 이러한 무역 및 자본 불균형이 어떤 식으로든 축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공황과 독일·이탈리아·일본 등에서 군국주의가 부상하고, 제2차 세계대전의 서막을 열었던 1930년대 상황이 “현재와 매우 유사하다”면서 “나는 역사를 공부했는데, 이런 현상은 끊임없이 반복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관세 전쟁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민주)도 이날 CNN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가 가진 건 혼돈”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가 관세를 가지고 ‘빨간불 파란불 놀이’를 하는 동안 투자자들은 미국에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