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김범석 창업자가 ‘공동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기존 ‘이사회 의장’ 자리만 유지한다.
쿠팡은 기존 김범석·고명주·강한승·박대준 4인 대표이사 체제를 내년부터 강한승·박대준 2인 대표이사 체제로 변경한다고 30일 밝혔다. 쿠팡 이사회가 31일 이 같은 내용의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쿠팡 측은 “김 대표가 현재의 대표이사 업무는 더 이상 맡지 않게 되며, 이사회 의장으로서 전략 수립과 혁신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쿠팡은 대표이사 중 한 명이었던 고명주 대표이사가 회사를 떠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개인적 사유”라고만 했다. 고 대표이사가 그동안 맡았던 역할은 지난 10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강한승 대표가 맡는다.
쿠팡은 이날 쿠팡은 이날 사내(社內) 공지문을 돌렸다. 쿠팡은 공지문에서 “새해에는 김범석 대표의 역할에 변화가 생긴다”며 “쿠팡주식회사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더욱 큰 시야의 전략 수립과 고객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을 만드는 일에 전념할 계획”이라고 적었다. 이어 “고명주 대표가 올해 말 회사를 떠나 개인적인 도전에 나서기로 했다”며 “회사는 앞으로 한층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역할 분담을 통해 쿠팡의 사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벤처 업계에서는 ‘김 대표이사가 정치 리스크에서 벗어나려 대표이사 자리만 내려놓은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여당은 지난 10월 국감에서 ‘배송 기사 과로사' 문제와 관련해 김 대표이사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당시 국회와 쿠팡 간 논의 끝에 최종적으론 엄성환 쿠팡 풀필먼트 서비스 전무가 김 대표이사를 대신해 국회에 출석했다. 하지만 향후 이 같은 상황을 피하려는 김 대표이사 의중이 이번 인사의 배경 아니냐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