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이 폐의류를 소각하는 대신 고온·고압 처리해 만든 인테리어 자재를 모델이 들어보이고 있다.

타임·시스템 등 브랜드를 가진 현대백화점 계열 한섬이 오랫동안 팔리지 않아 폐기하는 의류를 소각하는 대신, 녹여 인테리어 자재로 만든다고 9일 밝혔다. 환경오염을 막기 위한 국내 업계 최초의 시도다. 그렇게 만들어진 자재 일부를 오는 26일 문을 여는 백화점 패션 매장에도 사용한다.

한섬은 그동안 브랜드 이미지 관리를 위해 3년 이상 팔리지 않은 장기 재고 매년 8만여 벌(약 60t)을 소각·폐기해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폐의류를 고온·고압 처리해 인체에 해가 없는 인테리어 자재인 ‘섬유 패널’로 만들기로 했다. 폐의류에서 섬유 소재만 걸러내 잘게 부순 뒤 솜과 같은 형태로 만들고 이를 다시 압축하는 방식이다. 이 패널은 단열 성능이 좋고 소음 흡수력도 뛰어나다.

한섬은 올해 폐기 대상 의류 절반에 이 같은 친환경 폐기 방식을 적용하고, 2024년부터는 모든 폐기 대상 의류에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이달 26일 서울 여의도에 개장하는 백화점 ‘더현대서울' 내 시스템·SJSJ 등 자사 브랜드 매장에도 섬유 패널을 사용하기로 했다.

한섬 측은 “이번 정책으로 2024년부터는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량 144t을 줄일 수 있으며, 이는 30년산 소나무 2만여 그루를 심는 효과”라며 “소각할 때보다 비용은 6배, 처리 기간은 1~2주 늘어나지만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