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농축수산물의 물가가 10년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작년 같은 달에 비해 파 값은 두 배 넘게(227.5%) 올랐고, 사과와 계란 가격은 각각 55.2%, 41.7% 상승했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물가상승률은 16.2%로 2011년 2월(17.1%)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데다 지난달 명절까지 겹쳐 수요는 늘어났기 때문이다. 파, 사과, 계란뿐만 아니라 고춧가루(35%), 쌀(12.9%), 돼지고기(18%), 국산 쇠고기(11.2%) 등 다른 품목의 오름세도 컸다.

물가 동향을 나타내기 위해 대표적인 신선식품 품목 50개를 뽑아 만든 ‘신선식품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8.9% 올랐다. 지난해 10월(19.9%) 이후 4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4개월 연속 이어진 ‘0%대 물가’도 끝났다.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작년 같은 달보다 1.1% 올라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지난해 2월(1.1%)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작년 9월 1%를 기록했다가 10월부터 지난 1월까지 0%대를 기록했다.

집세는 3년 만에 가장 많이 뛰었다. 지난달 집세는 1년 전보다 0.9% 올라 2018년 3월(0.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2%, 0.5%이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물가의 오름세는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4일 대파의 소매가는 7575원이다. 지난달보다 28%, 지난해에 비해서는 346% 오른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물가 상승은 이번 달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