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편의점업계 5위인 미니스톱을 인수했다. 사진은 18일 서울의 한 미니스톱 편의점 앞 모습. /뉴시스

롯데그룹이 국내 편의점 업계 5위 한국미니스톱을 인수한다. 지난 2018년 인수 협상에 나섰다가 무산된 지 4년 만이다.

21일 롯데지주는 일본 이온그룹으로부터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가는 3133억6700만원이다. 인수 경쟁 상대였던 이마트24는 2000억원대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롯데는 이번 인수로 편의점 3강 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작년 말 기준 세븐일레븐 매장은 1만1173개, 미니스톱 매장은 2600여 개로 둘을 합치면 1만3700개가 넘는다. 1만5500여 개 수준인 CU·GS25와의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미니스톱 물류센터 12개도 확보하게 됐다.

롯데는 “퀵커머스(빠른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편의점 매장을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했다. 전국 편의점 매장을 ‘라스트마일(상품을 소비자에게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롯데가 경쟁사에 비해 디지털 전환이 늦었다고 지적받아온 만큼 퀵커머스 시장에서는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롯데 관계자는 “미니스톱은 편의점 시장 초기에 진입해 각 매장의 입지가 좋은 편이고 경쟁사 대비 매장 면적도 넓은 편”이라면서 “전기 오토바이 충전, 금융, 세탁 서비스 같은 각종 생활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븐일레븐과 상권도 크게 겹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다만 3100억원대 인수 금액이 비싸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니스톱은 지난 회계연도(2020년 3월~2021년 2월)에 143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인수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는 미니스톱 점주가 다른 편의점 브랜드로 이탈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