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위스키 랭스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가 2일 출시한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랭스’는 700㎖에 1만원대다. 가성비를 앞세운 위스키다. 최근 20~30대 사이에서 콜라나 토닉워터 같은 음료에 위스키를 섞어 ‘하이볼’처럼 마시는 것이 유행하면서 여기에 적합한 제품을 새로 내놓은 것이다.

코로나 확산 이후 집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가 번지면서 위스키 소비도 함께 늘고 있다. 2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1억7534만달러(약 2115억원)로 이전해의 1억3246만달러(1598억원)보다 32.4% 증가했다. 2000년대 중반 정점을 찍고 줄곧 위축돼왔던 국내 위스키 시장이 코로나를 계기로 반전을 맞은 것이다.


홈술 열풍이 낳은 위스키의 부활…2억5000만원짜리도 내놓자마자 팔렸다

최근 품절 사태를 빚었던 위스키 '발베니'. 16만원 정도 되는 제품이 나오자마자 모두 품절 됐다. /조선일보 DB

국내 위스키 소비는 본래 유흥업소가 중심이었다. 업소에서 발렌타인, 조니워커 등 블렌디드 위스키를 맥주에 섞어 마시는 경우가 많다 보니 블렌디드 위스키 중심으로 많이 팔렸던 것도 있다. 최근엔 반대다. 싱글몰트 위스키가 대세가 됐다. 집에서 혼자 향과 맛을 즐기기 위해 싱글몰트를 더 많이 마시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많이 소비된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작년 말 진행한 위스키 구매 연령층 조사에서 ‘한 번이라도 위스키를 구매한 적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 중 30대는 33%, 20대는 20% 정도였다. 20~30대가 절반을 차지한 것이다.

젊은층이 위스키 맛에 눈을 뜨기 시작하면서 일부 특정 고급 위스키 제품을 빨리 손에 넣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는 ‘오픈 런’ 현상이 빚어지는 경우도 있다. 최근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에서 25병 한정 판매했던 ‘히비키 하모니’는 아침에 매장 문을 열기도 전에 품절이 됐다. 이날 오전 6시부터 고객이 줄을 서서 7시 되기도 전에 조기 마감된 것이다. 코스트코와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특가로 선보인 싱글몰트 위스키 ‘탐나불린’과 ‘달모어’ 도 판매하자마자 매진됐다.

술도 이젠 가방처럼 비쌀수록 금세 팔린다. 작년 12월 롯데백화점 잠실점 위스키 전문매장 ‘위스키바’에 들어온 ‘고든액맥페일 글렌리벳 제너레이션스 80년’의 가격은 2억5000만원 정도. 전시되자마자 팔렸다.


위스키 가격도 양극화…고급 제품은 계속 폭등, 초저가 경쟁도 심해져

작년 수입 위스키 시장이 2019년보다 5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수요가 늘면서 위스키 가격은 계속 오르는 추세다. 특히 고급 한정판 위스키일수록 가격이 4~5배씩 오르고 있다. 일본의 산토리 야마자키 위스키 55년은 2020년 홍콩 경매에서 9억원에 낙찰됐다. 맥켈란 파인&레어 60년은 현재 21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초저가 위스키끼리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인터와인에서 출시한 스카치위스키 ‘글렌스택’의 700mL 제품은 대형마트에서 9900원, 페르노니카코리아에서 선보인 ‘100파이퍼스’는 700mL에 1만38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