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업계 1위 하나투어는 최근 코로나 이후를 대비해 해외 지사 조직을 재정비했다. 지난 1일 육경건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다양한 해외 패키지 상품을 원하는 고객들을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선 것이다. 예컨대 미 샌프란시스코 내파밸리에서 현지 와이너리들을 보고 싶어 하는 고객들이 있다면, 이를 밀착 케어하는 패키지를 바로 구성해 실시간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기존의 뻔한 패키지 여행을 벗어난, 자유여행 수요를 충족시키는 새로운 여행 콘텐츠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성규

여행 업계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하반기부터 폭발할 것을 대비해 새로운 수장을 내세워 기존의 패키지 여행을 다변화하고 자유여행 콘텐츠를 대폭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30대 젊은층의 여행 수요가 커질 것을 대비, 온라인 플랫폼 사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비즈니스 클래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프리미엄 여행 상품을 확충하기 위해 뛰는 곳도 늘고 있다.

◇조직부터 바꾼다… 기존의 패키지 여행은 잊어라

여행업체 노랑풍선은 지난달 정기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캐세이퍼시픽항공을 거쳐 하나투어에서 18년간 일한 김진국 대표이사를 새로 선임했다. 김 대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투자와 경쟁력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노랑풍선은 김 대표 선임에 앞서 작년 말 여행 콘텐츠 공유 플랫폼 위시빈을 인수, 온라인 플랫폼도 강화했다. 위시빈은 사용자가 여행을 준비하면서 직접 짠 여행 일정이나 여행기를 공유하는 플랫폼. 노랑풍선 관계자는 “위시빈을 통해 터키에서 요리교실만 돈다거나, 영국 시골의 작은 정원만 보러 다니고 싶다는 식의 새로운 소비자 요구에 대응하는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사 참좋은여행과 하나투어는 기존 단일대표에서 공동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해 경영과 영업을 동시에 강화하고 나섰다. 참좋은 여행은 지난달 이종혁·조현문 공동 대표이사를 선임하고, 새로운 형태의 고급 패키지 여행을 대거 내놓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참좋은여행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안전한 여행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기존의 패키지 여행과 자유여행의 장점을 접목한 새로운 상품을 요구하는 고객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여행자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 안전을 보장하고 격리에 따른 불편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패키지 상품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도 지난 1일 기존 송미선 대표이사가 재무와 경영을, 신임 육경건 대표이사가 국내외 기관 협력과 글로벌 사업 기획을 맡는 공동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주요 관광지 입장권을 대량 확보해 이를 저렴한 가격에 타사에 공급하는 식의 해외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여행업의 덩치를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리미엄에 더 힘준다

여행 업계는 포스트 코로나를 겨냥한 프리미엄 상품도 강화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올해 1~2월 비즈니스와 프리미엄 이코노미 해외 항공권 발권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배가량 늘었다.

참좋은여행이 지난달 롯데홈쇼핑과 여행 상품을 판매한 결과, 가장 많이 예약한 상품 중 하나는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을 포함한 스위스 8일 투어 상품이었다. 1시간 만에 641명이 예약했다. 참좋은 여행 관계자는 “비즈니스 클래스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해, ‘라르고’라는 이름의 프리미엄 상품을 내놨고, 조만간 상품 종류를 더 많이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투어도 동남아·유럽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여행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11일부터 20일까지 하나투어 해외여행 상품 예약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93%가 늘었다. 특히 비즈니스 클래스나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타고 동남아시아와 스위스·이탈리아·북유럽을 가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상품 등급을 프리미엄·스탠더드·세이브로 나누고, 이에 따라 코로나에 확진될 경우 격리 비용을 차등 적용해 지원하기로 했다”면서 “VVIP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