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은 지난 3년 동안 코로나 확산으로 쉬었던 달리기 대회인 ‘스타일런’ 행사를 10월 2일 서울 잠실 일대에서 다시 열기로 했다. 29일부터 선착순 5000명 접수를 시작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젊은 직장인 사이에서 퇴근 후 도심에서 뛰는 게 인기인 데다 코로나 거리 두기도 완화돼 달리기 대회를 다시 열기로 했다”며 “음악을 테마 삼아 달리는 즐거움을 강조하는 대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매일 달리며 스포츠를 직접 즐기는 20~30대가 늘어나고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운동을 단순히 몸을 단련하는 활동을 넘어, 라이프 스타일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휴가 때조차 운동을 쉬지 않고 지속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면서 최근엔 휴가(vacation)와 스포츠(sports)를 합친 ‘스포츠케이션(Sportscation)’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작년 한해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한 번 운동할 때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는 사람 비율은 20대 53.3%, 30대 48.4%로 집계됐다.

웨스틴조선서울은 테니스 레슨을 포함한 패키지를 내놨다.
롯데백화점 동탄점 직원들은 지역 주민들과 함께 야간 달리기 모임을 하는 '동탄러닝크루'를 조직했다. 매번 1~2시간만에 인원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곳곳에서 ‘런런’ ‘득근득근’… 커지는 스포츠케이션

광화문에서 직장을 다니는 안호경(31)씨는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에 ‘서울 사대문 안에서 시티런 일기를 쓰는 재미로 회사를 다니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매일 저녁 회사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나와 광화문 광장에서부터 뛰기 시작해 북촌과 삼청동, 청와대와 서촌, 인왕산 둘레길 코스를 거친다. 앱에 속도와 거리를 꼬박꼬박 기록하고 사진도 찍는다. 안씨는 “착실히 일하는 내가 본캐(본(本) 캐릭터)라면 광화문에서 뛰는 나는 부캐(부(副) 캐릭터)”라고 말했다.

도심에서 달리기를 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코오롱스포츠.

갈수록 커지는 직장인들의 ‘도심 러닝’에 대한 갈증을 읽고 관련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유통 업체도 늘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도심 속 자연에서 뛰는 트레일러닝 ‘윈드체이서’, 도심에서 쓰레기를 줍고 뛰는 플로깅 ‘쓰담쓰담 솟솟’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롯데백화점 동탄점은 직원들이 동네 주민들과 점포 근처를 함께 뛰는 ‘동탄러닝크루’를 조직했다. 야간 러닝을 한번 하면 보통 30~500명씩 참가하는데 구성원을 모집할 때마다 1~2시간 만에 참가 인원이 마감된다.

호텔 업계는 운동하며 땀을 흘리는 즐거움을 강조한 각종 스포츠케이션 패키지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레스케이프호텔은 피트니스장에서도 골프 연습을 즐길 수 있는 ‘골캉스 서비스’를 내놨고,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도 골프웨어 브랜드 ‘까스텔바작’과 함께 미니 골프를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아트 골프 패키지 위드 까스텔바작’을 내놨다. 웨스틴조선서울은 테니스 레슨을 받을 수 있는 패키지를, 워커힐호텔은 아쿠아 운동과 명상 요가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운동하는 여자가 돈 더 쓴다

비스타워커힐은 야외 요가 등을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운동하는 여성을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시장조사 업체 NPD그룹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남성용 운동화 매출은 전년보다 17% 늘어난 반면, 여성용 운동화 매출은 24% 늘었다. 언더아머와 룰루레몬, 푸마는 모두 올해 처음으로 여성 전용 운동화를 출시했다. 남성의 발을 작게 줄이는 것에 불과했던 기존 여성 운동화와 달리 여성의 발을 따로 연구해 신발을 내놓은 것이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스포츠 의류 매장 재단장도 붐이다.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소비자를 끌어모으겠다는 전략이다. 아디다스는 서울 강남 매장을 ‘브랜드센터’라는 이름으로 다음 달 2일 재단장해 문을 열겠다고 밝혔다. 여성을 위한 1대1 속옷 피팅 서비스도 제공한다. 나이키는 지난달 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 홍대에 스타일 체험형 매장인 ‘나이키 스타일’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