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H&B(Health&Beauty) 스토어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에 따른 불황 여파로 ‘롭스’, ‘랄라블라’가 잇따라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경쟁사들이 철수를 결정하는 사이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옴니채널’로 매출 상승을 달성한 CJ올리브영은 올해 상반기 사상 첫 반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GS리테일의 ‘랄라블라’는 이달 1일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먼저 중단했다. 이어 오는 11월까지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2005년 ‘왓슨스코리아’로 시장에 뛰어든 지 17년 만의 사업 철수로, 랄라블라는 2018년까지 200여 개 점포를 내며 올리브영을 추격했지만 코로나19로 경영이 악화했다. 2019년 이후 매해 적자가 늘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코로나 등 영향으로 화장품 구매가 감소하고, 사업 확대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편의점 등 기존 사업과 퀵커머스 등 신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다.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롭스’는 9년 만에 사업을 철수하면서 출점 전략을 바꿨다. 가두점을 정리하는 대신 ‘롭스 플러스’라는 새 브랜드로 롯데마트 안 ‘숍인숍’ 형태로 재오픈하고 있다. 롭스플러스는 20~30대가 주요 고객이었던 롭스와 달리 마트 주요 고객층인 40~50대를 위한 건강기능식품과 안티에이징 화장품 등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올리브영은 꾸준히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랄라블라’ 서울 9호선 염창역점(지하)이 지난 7월 문을 닫자, 같은 자리에 이달 올리브영이 새로 입점했다. 100여m 거리에 올리브영 염창역점(지상)이 있지만 추가로 점포를 낸 것이다.
올리브영도 코로나19 여파로 주춤했지만 매출은 다시 늘고 있다. 2019년 1조9600억원 매출 달성 후 2조원대 매출을 눈앞에 뒀다가 2020년 1조8739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작년 2조1192억원으로 매출이 반등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1.6% 늘어난 1조2683억원 매출을 기록해 사상 첫 반기 1조원대 매출을 달성했다.
업계에선 코로나19 비대면이 장기화하는 것에 선제 대응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올리브영은 가두점 구매에 익숙했던 고객들에게 3시간 안에 매장에서 집으로 배송하는 ‘오늘드림’ 서비스와 온라인몰 주문 후 매장에서 직접 수령하는 ‘오늘드림 픽업’ 서비스를 새로 도입했다.
다만 2016~2017년 연속으로 200개 이상 신규 매장을 출점했던 올리브영은 2018년 124개, 2019년 48개로 출점 속도가 떨어졌다.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3개, 6개 점포를, 올해 상반기에는 10개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시장 확대를 위해 올리브영은 온라인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이다. 2019년 글로벌몰 오픈 이후 첫해 3만명 수준이었던 회원은 작년 30만명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