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댄 핼스트롬(Halstrom) 사장은 "한국은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고, 한국 소비자는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질 좋은 소고기를 선호하는 입맛을 지녔다"고 말했다./미국육류수출협회 제공

“한국인은 아시아에서도 고기를 가장 많이 먹습니다.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인의 고기 섭취량이 줄어든 적은 지난 20년 동안 한 번도 없습니다. 최근 채식이 유행이라고 하지만, 그건 그만큼 육류 소비가 늘어서 식물성 식품을 포함한 채식 수요도 역설적으로 늘어난 것이겠죠. 이제 한국 사람들은 쌀보다 고기를 많이 먹으니까요.”

미국육류수출협회 댄 핼스트롬(Halstrom)은 고기에 관한 한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아이오와주(州) 체로키 지역의 3000마리 이상의 소를 키우는 목장에서 태어나 자랐고, 세계 최대 육가공 기업 JBS 본사에서 27년간 소고기·돼지고기 수출 사업을 총괄했다. 2010년 미국육류수출협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을 맡아 전 세계로 수출하는 미국 소고기·돼지고기·양고기의 마케팅을 총괄했고 2017년엔 CEO가 됐다.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한국에 방문한 그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도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이고 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질 좋은 소고기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질 좋은 고기는 이글거리는 불만 닿으면 사실 다른 양념이 필요가 없다. 미국육류수출협회에 따르면, 미국산 소고기의 83%는 소위 마블링이 보통 이상인 초이스급과 프라임급이다. 마블링이 소량인 경우는 셀렉트, 거의 없는 것은 스탠더드급이다. /미국육류수출협회 제공

핼스트롬 사장이 말하는 한국 소비자가 따지는 소고기 ‘품질’의 첫째 기준은 마블링(marbling). 한국 사람들은 보통 살코기 사이사이 지방이 고루 퍼진, 소위 마블링이 잘된 고기를 선호한다는 것. 핼스트롬은 “대개 한국·일본·중국·대만에서 마블링이 좋은 소고기가 잘 팔리고 특히 한국·일본에서 그 선호도가 유독 높다”면서 “미국산 소고기의 83%는 마블링이 보통 이상인 초이스급과 프라임급이다. 옥수수를 중심으로 한 고품질 사료 배합을 통해 마블링 배합이 뛰어난 소를 생산한다”고 말했다.

한국 소비자들은 육즙이 많고 부드러운 고기를 또한 선호하는 편이다. 핼스트롬 사장은 “미국에서 한국으로 배송되는 소고기의 25%는 냉동육이 아니라 냉장육이다. 한 번도 냉동되지 않은 냉장 상태로 진공 포장돼 육즙이 더 많고 부드럽다”면서 “향후 냉장육 비율을 50%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친환경의 요구가 거세지는 시대다. 고기를 먹으면서도 탄소 배출이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핼스트롬 사장은 “미국 축산협회는 메탄가스 배출 감소 연구를 통해 풀을 먹여 키운 소보다 고품질 사료를 먹이고 스트레스를 줄여 키운 소가 메탄가스를 훨씬 적게 배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1975년보다 미국 메탄가스 매출량은 34%가량 감소했다. 미국에선 또한 1975년보다 36%가량 적은 소로 동일한 양의 소고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물가·고환율이 심화하면서 고기 먹기도 점점 부담스러워지고 있다. 핼스트롬 사장은 “관세가 낮춰 적용되면 미국산 고기는 안전하고 맛있을 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시대에 합리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우리는 결코 한우나 한돈을 대신할 수 없지만, 보다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는 대체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가격이 요동쳐도 한국에 일정한 가격과 품질, 물량의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는 주요 파트너가 되고 싶습니다. 필요할 때 요긴한 친구처럼, 한국 소비자의 곁에 있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