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8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열렸던 신인 걸그룹 ‘뉴진스’ 데뷔 기념 팝업스토어. 11일 목요일에 열렸다.
작년 8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열렸던 신인 걸그룹 ‘뉴진스’ 데뷔 기념 팝업스토어. 11일 목요일에 열렸다.

레고그룹은 방탄소년단과 협업해서 만든 레고 세트 ‘레고 BTS 다이너마이트(Dynamite)’를 공개하는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를 다음 달 6일 월요일 경기도 성남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열기로 했다. 7일 화요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도 같은 주제로 임시 매장을 연다. 레고그룹 관계자는 “팝업 스토어는 보통 사람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 열지만, 마니아 고객들이 많이 몰릴 것을 감안해 사람이 덜 붐비는 평일에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레고그룹이 BTS와 협업해서 내놓는 레고세트. 이를 소개하기 위해 다음달엔 팝업스토어를 현대백화점에서 평일에 차레로 연다. /레고그룹

평일에 문을 여는 팝업 스토어가 늘고 있다. 팝업 스토어란 정해진 짧은 기간만 운영하고 닫는 매장을 뜻한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팝업 스토어를 기왕이면 유동 인구가 많은 주말에 문을 여는 것이 상식처럼 여겼지만 최근엔 평일에 여는 경우도 많아졌다. 유통업체들이 팝업 스토어에서만 살 수 있는 각종 한정 상품이나 기념품을 앞다퉈 내놓으면서 충성 고객들이 개장 요일에 관계 없이 몰려들기 시작했고, 업체들도 이젠 굳이 붐비는 주말을 개장일로 고집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팝업 스토어. 지난달 26일 목요일에 문을 열었다. /현대백화점

잘 나가는 팝업 스토어일수록 평일에 여는 까닭

최근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13일 동안 1만8000명이 몰려와 1억원 매출을 올렸던 일본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팝업 스토어. 지난달 26일 목요일에 문을 열었다. 수요일부터 팬들이 몰려와 한정판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팬덤이 확산되면서 20~30대 소비자 사이에선 갖고 싶은 상품을 사기 위해선 요일이나 시간에 관계 없이 오픈 런이나 밤샘 줄서기를 마다하지 않는 문화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매력적인 상품을 판다면 주말에 문을 열건 평일에 문을 열건 품절 사태를 빚는 것은 매한가지라는 뜻이다.

실제로 최근 몇 달 사이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팝업 스토어 상당수는 평일에 문을 열었다. 신세계 강남점이 향수 업체 딥디크와 손잡고 작은 향수를 나눠줬던 팝업 스토어는 작년 12월 6일 화요일에 열었다. 서울 성수동에서 열렸던 라인프렌즈 월드 팝업스토어도 작년 11월 3일 목요일에 처음 문을 열었다.

스페인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가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진행했던 ‘로에베 X 하울의 움직이는 성’ 캡슐 컬렉션 팝업 스토어도 지난 2일 목요일에 문을 열었다.

롯데월드몰 잠실점이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유명 프로게임단과 진행한 ‘T1팝업 스토어’. 월요일에 문을 열었다. /롯데백화점

롯데월드몰 잠실점이 ‘리그 오브 레전드’라는 유명 프로게임단과 진행한 ‘T1팝업 스토어’도 지난달 16일 월요일에 문을 열었다. 첫날 개장 전 500명이 몰렸다. 행사를 진행한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월요일 아침부터 연차나 반(半)연차를 내고 온 직장인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평일 쇼핑족이 늘어난다…평일 마케팅 강화한다

현대백화점은 평일 쇼핑족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평일 팝업 스토어가 흥행할 수 있었다고도 분석한다. 실제로 작년 요일별 매출을 분석한 결과, 평일(월~목요일)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22.0% 늘어났다. 이는 주말(금~일요일) 매출 신장률(7.7%)보다 3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구매 건수 신장률도 주말과 평일이 각각 20.2%, 6.7%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은 “소위 ‘평일 쇼핑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평일 팝업 스토어가 계속 흥행하자 올해 관련 행사를 전년보다 두 배 가량 늘리기로 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 중심이 주말에서 평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고, 관련 프로모션과 행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