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본토의 맛을 앞세운 수제 버거 브랜드들이 서울 강남에서 치열하게 맞붙는다. 버거 단품 가격이 1만원을 넘고, 세트는 2만원이 넘는데도, 새 수제 버거 매장이 생길 때마다 국내 소비자들은 매장 문이 열기도 전부터 찾아와 줄을 서는 ‘오픈런’을 할 정도로 관심을 보이고 있다.

26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에 문을 여는 ‘파이브가이즈’ 1호점. 미국 3대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 하나로 꼽힌다. /한화갤러리아

한화갤러리아는 26일 미국 3대 버거 프랜차이즈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 국내 1호점을 연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의 첫 사업이다. 직접 미국 본사에 찾아가 브랜드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435에 매장을 냈다. 기본 버거 1만3400원, 감자튀김은 작은 사이즈 6900원, 탄산음료 3900원 정도다. 버섯, 토마토, 할라피뇨 같은 15가지 토핑을 고객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감자튀김은 생감자를 썰어 땅콩기름에 튀겨낸다. 무료로 땅콩을 제공하는 것이 파이브가이즈만의 특징이다.

SPC가 운영하는 ‘쉐이크쉑’은 지난 2016년 한국 시장에 제일 먼저 진출한 미국 3대 버거 브랜드 중 하나다. 오는 8월쯤엔 1호점인 강남점 매장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421로 이전할 예정이다. 쉐이크쉑 1호점은 2016년 첫 매장 문을 열기 전날 밤부터 고객 1500명이 와서 줄을 설 정도로 당시 화제였다. 현재 전국 25개 매장이 있다. 업계에선 “파이브가이즈 매장이 열자 이에 맞서기 위해 좀 더 접근성이 좋은 위치로 매장을 옮기는 것 같다”고 해석하고 있다. 미국 동북부 지역인 뉴욕에서 시작된 쉐이크쉑과 미국 동남부 버지니아주에서 출발한 파이브가이즈는 미국에서도 서로 경쟁하는 브랜드다.

BHC가 작년 11월 국내에서 운영을 시작한 미국 샌프란시스코 버거 ‘슈퍼두퍼’도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 463에서 1호점을 냈다. 오픈 2주 만에 버거 2만개를 팔았다. 지난 4월 홍대점, 6월 코엑스 스타필드점도 열었다.

국내에 진출한 3대 미국 수제 버거 브랜드 매장이 모두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신논현역 8번 출구로 이어지는 대로변에 위치하자, 최근엔 이 길을 두고 “버거 로드”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버거 시장은 2018년 2조6000억원에서 작년 3조8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올해엔 5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