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보양철을 앞두고 ‘가장 저렴한 육류’로 꼽히는 닭마저 비싼 시대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 생닭 가격이 계속해서 오름세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외식 값을 아끼기 위해 집에서 요리하려던 소비자들은 “생닭 값도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등에 따르면 생닭의 소비자 가격 평균은 지난 25일 1㎏ 기준 6392원으로 전년 같은 날(5596원)보다 14% 올랐다. 육계로 불리는 생닭 가격은 올해 1월 평균 5794원으로 시작해 3월 6014원으로 오르더니 6월(1~25일) 6486원까지 올랐다. 5개월 사이 12% 상승한 것이다.

닭을 공급하는 도계 업체들은 “조류인플루엔자(AI)가 올해 2월까지 유행해 살처분이 계속됐고, 크게 오른 사료 값 부담에 사육 두수를 줄인 농가까지 생기면서 수요에 비해 공급량이 적어 가격이 오른 것”이라고 말한다. 사료 값은 닭 생산 원가의 50~60% 수준으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사료의 주 원료인 옥수수 가격은 작년 6월 1t당 288달러, 대두는 621달러로 고점을 찍은 뒤 지난 22일 기준 각각 260달러, 551달러로 2년 전보다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사료 업계 1위 업체인 농협사료는 곡물가 가격 하락을 반영해 작년 12월(3.5%)과 올해 2월(4.3%) 배합 사료 가격을 총 7.9% 내렸고, 다른 업체도 사료 가격 인하에 동참했다.

치킨업체 등은 “도계업체들이 닭고기 물량을 조절하는 식으로 가격을 올린다”고 의심한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생닭 시장은 하림 계열사가 29.3%, 참프레 계열사가 17%로 가장 많고, 이어 체리부로(7.4%), 마니커(6.9%) 순으로 상위 4개 업체가 6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과점 시장이다. 작년 4월 공정위는 하림·마니커 등 닭 공급 업체들이 한국육계협회를 통해 생산량과 출고량 등을 조절해 닭고기 가격을 조작했다며 12억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