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미스달시'에 게시된 티르티르 제품 관련 쇼츠 영상. 처음엔 자기 피부색 보다 밝은 색의 제품을 쓰는 영상을 올렸으나, 한 달 후 티르티르 측에서 제공 받은 쿠션을 사용하며 만족하는 모습을 담았다. /유튜브

해외 곳곳에서 올림픽 메달만큼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하고 있는 K-뷰티 브랜드들. 그중에서도 눈에 들어오는 뷰티 브랜드가 있다. ‘한국 메이크업 제품 최초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1위’, ‘일본과 미국 진출 3년 만에 매출 3000억원 눈앞’ 등 화려한 헤드 타이틀을 자랑하는 중견 화장품 기업 ‘티르티르’다.

일본을 열광시킨 메가 히트 제품 ‘마스크 핏 레드 쿠션’

일본에서 티르티르의 인기는 ‘마스크 핏 레드 쿠션’이 점화했다. 일본 주요 뷰티 어워드 34관왕을 달성하며 ‘국민 쿠션’으로 불릴 정도다. ‘마스크 핏 레드 쿠션’의 인기로 단숨에 K-뷰티의 슈퍼 루키가 됐다.

‘마스크 핏 레드 쿠션’은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라 30개 쉐이드(피부 컬러 톤)로 확장해 미국과 일본, 국내에 론칭했다. /티르티르 제공

2019년 법인을 설립한 티르티르는 국내 시장에서 인정받은 뷰티 제품들을 앞세워 일본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 진출했다. 그 반응이 제일 먼저 터진 곳이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 3위의 일본이었다. 일본 내에서 티르티르의 폭발적인 인기는 차별화된 현지 마케팅과 소비자 니즈를 적극 반영한 제품 전략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사토 쇼리, 미소년(비쇼넨) 등 선호도 높은 일본 모델을 내세웠다. 또한 실시간 소비자 선호도 조사를 통한 의견을 반영해 작은 가방 속에 휴대하기 좋은 미니 사이즈의 ‘마스크 핏 미니 쿠션’을 선보였다. 이러한 티르티르의 인기 비결은 후지TV ‘뉴스알파’ 등 프로그램에서 다뤄지기도 했다.

‘마스크 핏 레드 쿠션’으로 얻은 명성은 메이크업 라인 전체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 5월 도쿄 하라주쿠와 오사카에서 진행한 ‘워터리즘 파크 팝업스토어’는 행사 기간 내내 문전성시를 이뤘다. 티르티르는 현재 일본 돈키호테, 엣코스메 등 일본 대표 버라이어티숍(잡화점)을 포함해 700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해 있다.

미국 진출 1년,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1위 기록

일본에서 시작된 ‘마스크 핏 레드 쿠션’ 열풍은 미국에까지 이어졌다. 지난 4월 ‘마스크 핏 레드 쿠션’이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서 한국 브랜드 최초로 파운데이션 부문 1위에 올랐다. 6월에는 아마존 전체 뷰티 카테고리에서 1위를 달성해 다시 주목받았다. 미국 진출 1년여 만에 이룬 결과다. 한국 브랜드 메이크업 제품으로 최초 달성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일본과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메가히트를 기록한 티르티르 '마스크 핏 레드 쿠션'.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 1위 기록 이후 ‘마스크 핏 레드 쿠션’은 한국과 일본 마켓을 넘어 글로벌 베스트셀러가 됐다. 최근엔 미국 현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쉐이드(shade·피부 컬러 톤)를 30개까지 확장했다. 그 결과 다양한 컬러와 피부톤을 가진 모든 인종의 피부에 어울리는 쿠션으로 현지 뷰티 인플루언서와 소비자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문의로 지난 7월 국내와 일본에도 30쉐이드를 공식 런칭했다. ‘마스크 핏 쿠션’ 라인의 글로벌 누적 판매량은 약 1704만개(6월 기준)에 달한다.

유럽·중동과 동남아로 확장, 올해 매출 3000억원 예상

일본과 미국 시장의 성공을 바탕으로 티르티르는 유럽·중동·동남아 등 새로운 화장품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동남아시아 최대 쇼핑 플랫폼인 ‘쇼피 싱가포르’에서 티르티르 쿠션이 메이크업 부문 판매 1위에 올랐다. 7월에는 대만에 진출해 100여 개 왓슨스(Watsons·홍콩에 본사를 둔 헬스&뷰티 종합 매장)에 입점했으며, 올해 본격적으로 태국·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에 진출했다.

티르티르 이름이 알려지며, 외국인 관광객들의 'K뷰티 관광 코스'로 떠오른 티르티르 홍대 스토어.

해외 소비자들에게 티르티르의 이름이 알려지며 홍대와 성수에 위치한 ‘티르티르 스토어’는 외국인 관광객이 찾는 ‘K뷰티 관광 코스’로 떠올랐다. 티르티르는 관광객이 급증하며 지난해 동기간 대비 매출이 약 736% 증가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티르티르 매출은 2022년 1237억원, 2023년 1719억원을 기록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미국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올해 하반기 2억달러 수출 실적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총 3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월 모던 한방 스킨케어 브랜드 ‘조선미녀’를 운영하는 구다이글로벌은 기업가치 3000억원으로 평가받은 티르티르를 인수했다. 구다이글로벌은 티르티르가 미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브랜드로서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구다이글로벌은 다양한 K-뷰티 브랜드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앞으로 티르티르와 더 큰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티르티르 관계자는 “K뷰티 대표주자로서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차별화된 제품과 현지화 전략으로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선봉장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티르티르의 제품을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제 인종을 뛰어넘어 전 세계 여성들로부터 제품력을 인정받은 K-뷰티의 미래가 밝아 보인다. 티르티르와 같은 중견 기업들이 글로벌 메가 뷰티 브랜드로 커 나가길 기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