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미국·유럽에 1조원 이상을 투입해 ‘K푸드’ 공장을 새로 짓는다. 해외에서 K푸드가 대중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해외 공장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중부 사우스다코타에 찐만두와 에그롤을 생산하는 축구장 80개 규모(57만5000㎡)의 공장을 짓는다고 21일 밝혔다.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착공해 초기 투자 금액만 7000억원이다. 총투자액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미국에 식품 생산 시설을 20곳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에 새로 짓는 공장은 북미 최대 규모의 ‘K푸드’ 제조 시설이 될 전망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기존 한인들이 많이 사는 동부나 서부 해안이 아닌 백인 중심의 중부로 들어가서 현지인의 식탁을 직접 공략하려 한다”고 말했다.

유럽에선 기존 독일 공장에 이은 두 번째 공장을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에 짓는다. 2026년 하반기부터 비비고 만두를 생산할 예정으로 1000억원이 투입된다. 연 30%씩 성장하고 있는 유럽 만두 시장의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해외 생산 시설을 확대하는 것은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해외 매출 비율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의 해외 식품 사업 매출은 2019년 3조1540억원에서 지난해 5조3861억원으로 4년간 70% 이상 성장했다. 같은 기간, 전체 식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해외 매출 비율도 39%에서 48%로 늘었다.

다른 식품 기업들도 해외 생산 설비를 늘리고 있다. 오리온은 러시아 트베리 신공장과 노보 공장의 생산동 신·증축을 검토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 제2공장에 용기면 고속 생산 라인을 추가해 지난달부터 가동에 들어갔다. 하이트진로는 베트남 타이빈성 그린아이파크 산업 단지 내에 2026년 첫 해외 생산 공장을 완공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생산 시설이 있으면 수출 규제에 대응하기 쉬워지고 소비자들의 요구에 더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