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원 이하 제품만 판매하는 초저가 생활용품점 ‘다이소’에 입점하는 대기업이 늘고 있다. 내수(內需) 침체 장기화에도 ‘가성비’를 앞세워 공격적으로 매장 수를 확장하는 다이소를 활용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 늘리기 위해서다. 기존에도 문구류나 간식류를 다이소에서 판매하는 기업이 있었지만, 최근엔 화장품이나 반려동물용품 등 판매 품목이 더 다양해지고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양강’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모두 올해 다이소 전용 제품을 선보였다.
깨끗한나라는 반려동물 전문 브랜드 ‘포포몽’ 제품을 전국 다이소 매장에서 판매한다고 10일 밝혔다. 기존엔 이커머스 중심으로 판매했는데, 다이소 전용 제품으로 펫티슈 5종, 강아지·고양이 샴푸 3종, 고양이모래 1종을 출시했다. 가격은 모두 1000~5000원 선이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반려동물용품 시장에서 소비자 대상 입지를 넓히는 데 다이소 입점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기업 입점이 가장 활발한 분야는 화장품이다. 초저가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올해 다이소에 입점했다. LG생활건강은 4월 온더바디의 세컨드 브랜드인 ‘퓨어더마’를, 아모레퍼시픽도 9월 ‘미모 바이 마몽드’를 출시해 다이소에 처음 입점했다. 화장품 용량을 줄이는 방식으로 판매 가격을 5000원 이하로 책정했다.
애경산업은 1998년 출시한 국내 최초 여드름 케어 브랜드 ‘에이솔루션’을 지난해 다이소에 입점시키더니 지난달엔 색조 화장품 중심의 ‘투에딧 바이 루나’도 출시했다. 종근당건강도 다이소 전용 브랜드 ‘클리덤’을 내놓고 콜라겐 화장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다이소에 입점하는 주된 이유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 중 다이소만큼 빠르게 성장하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전국 다이소 매장은 작년 기준 1519개로 2019년(1361개) 대비 158개(12%)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2362억원에서 3조4604억원으로 55% 급증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대형 마트나 이커머스 같은 기존 판로 외에 다이소를 주요 유통 채널로 삼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