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의 모회사인 미국 쿠팡Inc가 지난해 매출 41조2901억원(302억6800만달러)을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쿠팡의 매출은 2021년 20조원을 돌파하고, 2023년 3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작년에 처음으로 40조원의 벽도 뛰어넘었다. 쿠팡의 매출은 작년 국내 백화점 소매판매액(40조6595억원)과 대형마트 판매액(37조1779억원) 보다 많았다. 쿠팡의 매출 가운데 90% 가까이 국내 시장에서 나오는만큼 국내 유통업계에서 쿠팡의 독주가 확연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쿠팡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6023억원(4억36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2.4% 감소했지만, 첫 연간 영업흑자를 기록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60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쿠팡의 영업이익에는 2021년 발생한 경기도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보험금 수령액 2441억원이 포함됐다. 쿠팡의 영업이익률은 1.46%로 전년(1.94%) 대비 0.5%포인트가량 하락했다.
로켓배송, 로켓프레시 등 쿠팡의 핵심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은 36조40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을 의미하는 ‘활성 고객 수’는 2023년 2080만명에서 작년 2280만명으로 10% 정도 증가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쿠팡의 성장 스토리가 한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대만 사업과 세계 190국에 서비스되고 있는 명품 플랫폼 파페치 등이 포함된 ‘성장 사업’ 매출 증가를 집중 설명했다. 작년 성장 사업 매출은 4조8808억원(35억6900만달러)으로 전년(1조299억원) 대비 4배 이상 늘었다. 파페치는 지난해 초 인수한 뒤 처음으로 4분기에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차감 전 이익) 흑자를 기록했다. 대만의 경우 로켓배송 확대에 힘입어 4분기에 3분기 대비 순매출이 23% 성장했다고 한다. 쿠팡은 최근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만에 와우멤버십을 도입했다. 김 의장은 “한국에서 만든 플레이북(성공 매뉴얼)이 다른 시장에서도 성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고물가,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유통업계에서 올해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쿠팡은 2025년 매출이 작년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