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새단장한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 마켓’ 입구. 국내 산지의 제철 식재료부터 캐비아와 트러플, 푸아그라 등 ‘세계 3대 진미’까지, 일상적인 장보기는 물론 셰프가 쇼핑하기에도 손색없는 구색을 갖췄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이 강남점 식품관 내 수퍼마켓을 새로운 이름 ‘신세계 마켓’으로 재개장했다. 지난해 오픈한 ‘스위트파크’와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은 강남점 식품관 프로젝트의 세 번째 단계다. 수퍼마켓 리뉴얼은 2009년 이후 16년 만으로, 서울권 백화점 중 최대인 600평(약 1980㎡) 규모로 재탄생했다.

지난달 28일 강남점 지하 1층에 문 여는 신세계 마켓은 크게 신선식품 매장, 프리미엄 가정식 전문관, 그로서리(식료품) 매장 등 세 구역으로 이뤄졌다. 우리 산지의 제철 식재료부터 캐비아와 트러플, 푸아그라 등 ‘세계 3대 진미’까지 갖췄다. 또 식재료 손질, 쌀 도정, 육수팩 제조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여럿 도입해 오프라인 장보기의 매력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다.

축산 코너에서는 최고급 1++등급 한우인 ‘5스타 한우’를 비롯해 신선하고 차별화된 상품을 판매한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과일과 채소, 육류, 생선 등의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세제 등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수퍼마켓은 식품관 안에서도 가까운 상권 주민의 이용률이 가장 높은 구역이다. 소득수준이 높은 서초·강남 상권에 위치한 강남점 수퍼마켓의 경우 특히 VIP(우수 고객) 비율이 높다. 리뉴얼 이전 통계를 살펴보면, 연간 1000만원 이상 구매한 VIP 고객의 매출 구성비가 60%에 달했고 방문 빈도도 일반 고객보다 4배 많았다. 신세계 마켓은 독보적인 식품 경쟁력과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해 인근의 프리미엄 장보기 수요를 채운다는 계획이다.

◇한우부터 쌀까지 자체 기획상품 확대해 ‘차별화’

신선식품 코너에서는 계약 재배나 지정 산지를 통한 기획 상품과 자체 브랜드(PL)를 대폭 강화했다.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엇비슷한 상품만이 아닌, 신세계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을 늘려 차별화를 꾀했다.

신세계가 농가와 함께 품종과 재배 기법을 연구해 품질을 높인 ‘셀렉트팜(지정산지)’ 과일이 대표적이다. 신세계 마켓에서는 셀렉트팜을 기존 11곳에서 21곳으로 늘려 더욱 안정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프리미엄 제철 과일을 선보인다. 바이어가 벼 품종부터 모내기, 농법까지 관리한 프리미엄 쌀 ‘소식재배미’ 2종도 첫선을 보인다.

수산 코너에서는 제주 해녀 해산물을 새롭게 브랜딩한 ‘해녀의 신세계’를 정식 론칭한다. 보말이나 톳 등 생소한 해녀 해산물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시화당’(한식), ‘스시도쿠’(일식) 등 셰프 브랜드와 함께 개발한 조리 상품을 함께 선보인다. 축산 코너에서는 백화점 업계 유일의 정육 PL인 ‘신세계 암소한우’와 ‘신세계 프라임 포크’를 확대했다.

◇반찬 코너, ‘가정식 전문관’으로 업그레이드… 캐비아 등 세계 3대 진미도

기존의 반찬 코너는 면적을 70% 넓히고, 밑반찬 중심에서 벗어나 손님 접대용 일품 요리, 선물용 반찬, 당뇨 환자식 등 케어 식단까지 확대했다. 다양하고 세분화된 수요를 반영해 가정식(집밥) 고민을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신세계 마켓 반찬 코너는 기존의 밑반찬 중심에서 벗어나 손님 접대용 일품 요리와 환자식까지 다양한 수요를 채워주는 간편식으로 채웠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대표적으로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조서형 셰프(장사천재 조사장)가 론칭하는 반찬 브랜드 ‘새벽종’이 단독 입점한다. ‘대치동 요리 선생님’으로 불리는 우정욱 셰프의 새 간편식 브랜드 ‘수퍼판 델리’도 신세계 마켓에서 단독 론칭한다.

기존보다 면적을 2배 확대한 그로서리(식료품) 매장에서는 미식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최고급 식재료도 있다. 이탈리아의 명품 트러플 브랜드 ‘타르투플랑게’의 생(生) 트러플을 오프라인 채널 단독으로 판매하고, 프랑스 최초 캐비아 브랜드 ‘프루니에’의 캐비아를 선보인다.

신세계 마켓 치즈 코너에서는 270여종의 치즈를 판매한다. 특히 50종의 자연치즈 중 원하는 상품을 고르면 원하는 모양고 크기로 컷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치즈, 커피 원두, 꿀 등은 고객이 원하는 만큼 소분 판매한다. 보통 원두나 덩어리 치즈는 200g 이상 포장된 완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신세계 마켓에서는 고객이 조금씩 맛보고 취향에 맞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업계 최초로 소분 판매 방식을 도입했다.

◇나만의 육수팩, 쌀 즉석 도정 등 맞춤형 서비스 강화

이 밖에도 신세계 마켓은 세분화된 입맛과 식단 수요를 채워주는 여러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했다. 양곡 코너 ‘쌀 방앗간’에선 원하는 쌀 품종을 선택하면, 1분도미(현미)부터 12분도미(백미)까지 주문에 따라 3/5/7/9분도로 즉석 도정해준다.

신세계백화점이 직영하는 ‘발효:곳간’ 매장 전경. 재료를 직접 고르면 육수팩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 한식연구소 ‘발효:곳간’ 매장에선 국내 최초로 육수팩 제조 서비스를 선보인다. 국내 각지에서 공수한 건어물(멸치·디포리·새우 등)과 건채소(대파·버섯 등)를 바구니에 골라 담으면 즉석에서 분쇄해 티백 형태로 만들어준다.

선물 전담 코너인 ‘기프트 컨시어지’도 맞춤형 서비스 중 하나다. 과일뿐 아니라 신세계 마켓 내 모든 상품을 원하는 대로 골라 선물세트를 구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코너다.

또, 블랙 다이아몬드 이상(연간 1억 2000만원 이상 구매) VIP 고객에게는 결제한 장바구니를 쇼핑이 끝날 때까지 냉장·냉동 보관하는 서비스, 발렛 라운지까지 짐을 들어주는 포터 서비스, 전용 계산대 등의 편의도 제공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 국내 최대 식품관 완성… 식품에서도 ‘초격차 경쟁력’

지난해 식품관 전면 리뉴얼에 돌입한 신세계 강남점은 다양성과 깊이를 겸비한 식품관을 완성해나가고 있다. 신세계 마켓에 이어 하반기 델리·건강식품 매장을 새단장하면 축구장 3개 크기에 달하는 6000여평(약 2만㎡)의 국내 최대 식품관이 완성될 예정이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장 김선진 부사장은 “디저트의 신세계를 연 ‘스위트파크’, 미식과 쇼핑, 예술이 어우러진 고품격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에 이어 식품관의 새 기준이 될 신세계 마켓을 오픈한다”며 “식품 장르에서도 상권의 프리미엄 수요와 글로벌 백화점의 위상에 부응하는 초격차 경쟁력을 확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