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송파구의 한 아파트 상가 1층에 ‘지구스토어’라는 가게가 문을 열었다. 매장에선 햄, 고추장, 해바라기씨유, 노트 등을 팔고 있었다. 제품 대부분을 정상가보다 50% 이상 할인한다고 써 놓았다. 제품군은 다양했지만, 공통점은 모두 CJ그룹 계열사 제품이라는 것이다. 정상가 2470원짜리 사골곰탕을 1000원에, 8100원짜리 흑미누룽지죽을 3240원에 파는 식이다.
지구스토어는 CJ그룹의 지주사인 CJ가 만든 ‘마감 할인 전문 스토어’다. CJ그룹 지주사가 대로변에서 보이지도 않는 상가 한 칸을 빌려 ‘장사’하는 이유는 뭘까.
지구스토어는 CJ의 실험장이다. 식품 업체들은 통상 유통기한이 3~4개월 남은 제품을 폐기한다. 먹어도 상관없지만, 유통 업체를 거쳐 소비자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유통기한을 넘기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CJ 관계자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상품을 폐기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사내에서 아이디어가 나와 지구스토어를 시범 운영해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폐기물도 줄이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일부 수익도 낼 수 있는 아이디어가 인정받은 셈이다.
판매 방식은 두 가지다. 일반 가게와 마찬가지로 찾아가 구매하거나 카카오톡을 통해 매일 두 차례 한정 수량 특가 알림이 오면 선주문하고 현장에서 결제와 함께 물건을 찾아가는 식이다. CJ는 지구스토어가 입점한 아파트 상가를 3개월 임차해 운영한 뒤 사업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제품 대부분은 CJ제일제당의 가공식품이다. 향후 베이커리 뚜레쥬르의 제품이나 영화관 CGV의 기념품 등도 지구스토어에서 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