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주식 투자를 시작한 회사원 김모(39)씨는 ‘객관적인 투자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을지가 늘 고민이었다. 특히 해외 주식은 국내 주식보다 종목 정보를 얻기가 더 어려웠다. 그러다 김씨가 찾은 ‘나침반’이 대형 증권사 유튜브였다. 김씨는 “출퇴근 시간에 증권사 유튜브를 보면 경제 관련 공부도 되고 주식 투자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2020년과 지난해 ‘주식 초보자’들이 시장에 몰리면서 증권사 유튜브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말 개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계좌는 2825만개로 2020년 말(1778만개) 대비 1000만개 이상 늘었다. 작년 말 해외 주식 계좌도 491만개로 2020년(239만개)의 2배 수준이었다.
삼성증권은 유튜브 구독자 수가 지난해 4월 107만명까지 늘었다. 7개월 전인 2020년 9월(5만3000명)의 20배 수준으로 늘어난 것이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조선일보와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공동 주관한 ‘2021년 리서치 우수 증권사 및 베스트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디지털 리딩 리서치 부문 우수 증권사로 선정됐다.
◇유튜브로 세미나 60회 이상 개최 효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커지던 지난달 말 삼성증권 유튜브 채널 ‘Samsung POP’에는 ‘우크라이나 위기 긴급 점검’이라는 10분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김용구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해당 영상에서 이전의 지정학적 위기 때처럼 증시가 위기 이후 빠르게 반등하는 모습은 나타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측했다. 주가가 크게 하락한 종목에 대한 ‘저가 매수’를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참고할 만한 조언이었다.
삼성증권은 2020년 1월 세계 최대 IT 박람회인 CES에 애널리스트를 파견해 현장 소식을 유튜브로 전달했다. 앞서 2019년 1월 증권 업계 최초로 ‘삼성증권 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투자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작년에는 유튜브 전담 부서인 ‘미디어전략팀’을 신설했다. 종전에는 주로 보고서로 의견을 전달하던 애널리스트들도 이제는 유튜브 등 디지털 채널을 통한 소통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글로벌주식팀 장효선 팀장의 ‘미스터해외주식’, 투자정보팀 정명지 팀장의 ‘마켓셰프’ 같은 영상은 평균 조회 수가 1만회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증권사 유튜브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 투자 세미나 등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대체재’ 역할도 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작년 분기별로 총 4차례 비대면 시장 전망 세미나인 ‘언택트 콘퍼런스’를 유튜브를 통해서 진행했는데, 투자자 17만8000명이 참가했다. 이는 3000석 규모 행사장에서 60회 이상 세미나를 개최한 것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내 MBTI 맞춤 주식은?
시황이나 업종·종목별 투자 정보 외에도 젊은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영상이 업로드된다. 매주 금요일에는 성격에 따른 투자 판단에 대해 다루는 ‘MBTI(성격 유형 검사) 투자 토크쇼’를 볼 수 있다. MBTI는 스스로 쉽게 할 수 있는 성격 유형 검사로 사람 성격을 16유형으로 분류해준다. 20~30대 사이에서 MBTI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인데, 최근에는 대선 주자도 자신의 MBTI 유형을 밝혔다.
매주 월요일과 금요일에는 증시 관련 용어의 ‘영어 표현’을 알아보는 ‘보캐노믹스’와 ‘밈글리시’ 등의 영상이 올라온다.
삼성증권은 올해 유튜브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를 늘려나갈 계획이다. 매주 화요일에는 어린 시절 모두가 보고 자란 동화 속 이야기로 투자를 공부하는 ‘투자 동화’, 매주 수요일은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 ‘전쟁사에서 배우는 투자 지혜’, 매주 목요일에는 20~30대의 주식 용어를 퀴즈로 맞혀보는 ‘요즘 주식’ 등이 순차적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초로 ‘미국 주식 낮 거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관련 정보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공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소개한 것이다. 장효선 글로벌주식팀장은 “앞으로도 더 깊이 있는 정보를 개인 투자자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자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