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세대는 현금 흐름이 중요하고 절대 실패하면 안 되는 연령대죠. 망해도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젊은이들과는 다르죠. 무리하게 투자하지 말고, 안전 운행해야 합니다.”(수퍼개미 김정환씨)
길어진 노후와 천정부지로 오르는 물가 때문에 뒤늦게 주식 투자에 입문하는 ‘실버 개미’들이 늘고 있다. 8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60대 이상 소액 주주 수는 226만명으로, 전년에 비해 29% 늘었다.
인생 후반전의 주식 투자, 과연 어떻게 해야 은퇴 자산 레벨업으로 이어질까. 그동안의 경험과 연륜을 주식 투자 성과로 만들고 외국인·기관과의 수익률 싸움에서 패자(敗者)가 되지 않으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본지 경제부가 NH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삼성동센터 PB 13명에게 실버 세대의 주식 투자에 대해 조언을 들어봤다.
◊주식 계좌, 흑자로 만들려면
–투자 성향에 따라 미국이나 국내 우량 주식의 비중을 정하고 그에 따라서 분할로 사고파는 스윙 매매를 권한다. 등락에 따라 꾸준한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공모주를 기본으로 하고 본인이 잘 알고 있는 기업의 주식을 추천한다. 본인 소속 회사의 업종에만 투자하는 고객을 본 적이 있는데, 시장 흐름을 꿰뚫고 있으니 백전백승이었다.
–실버 세대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필요하다. 배당으로 현금 흐름을 만들면 유리하다. 배당률이 4% 안팎으로 높은 미국 배당 상장지수펀드(ETF)나 연 5%대 배당이 나오는 국내 리츠(부동산투자신탁·REITs)를 추천한다.
–공모주는 지난 20년간 원금 손실 확률이 굉장히 낮았던 투자처다. 시장이 나쁘면 낮은 공모가로 상장하니까 원금 손실 리스크도 충분히 낮출 수 있다. 물론 상장 기업 중에 옥석을 가릴 필요는 있다.
–주식은 사자마자 바로 오르는 준비된 돈줄이 아니다. 시간 투자와 인내가 반드시 필요하다.
◊풍문 투자와 불나방 매매는 NO
–개별 종목에 투자한다면 누가 들어도 알 만큼 시가총액이 크면서 매출·영업이익이 안정적이고 부채 비율이 낮은 종목을 골라야 한다. 스마트폰 SMS 문자로 받은 정보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뭐가 좋다더라”는 말만 듣고 사는 종목은 우량주가 아니라 변동성이 큰 주식들이다. 지인이 추천해서 사고파는 정보 매매는 성공 확률도 낮지만, 노년기 인간관계까지도 훼손될 수 있다.
–자신이 신뢰하지 않거나 잘 모르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아야 한다. 의지가 없으면 뇌동 매매를 하게 되고, 그 끝은 항상 좋지 않기 때문이다. 단일 기업에 100% 올인도 피하라.
–외국인과 기관이 개인보다 수익률이 앞서는 이유는 정보력보다는 주가가 하락할 때 분할 매수하고, 주가가 오를 때 분할 매도하기 때문이다. 주식 투자로 한 방을 노리기보다는 주식과 절친이 되어야 한다. 꾸준히 함께해야 과실을 볼 수 있다.
◊삼성전자 주식 사서 손실 중인데
–삼성전자를 매수하는 것은 대한민국에 투자한 것이다. 주가가 이미 악재를 모두 반영했고 2분기부터 좋은 업황과 실적에 힘입어 반등할 수 있다. 중장기 보유하면 좋은 매도 타이밍을 잡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부동산 투자를 하는 마음으로 투자해야 한다. 국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실적과 상관없이 지수 플레이를 하는 외국인과 기관에 좌지우지된다. 소액을 투자해서 과실을 보는 용도보다는 거액을 분할 매수 매도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길 권한다.
–잘 몰라서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면 다른 주식도 잘 모를 것이다. 계속 보유하면서 분기 배당(연간 1444원) 받길 권한다. 계좌를 자주 보지 말고, 열었을 때 주가가 빠져 있다면 여유 자금으로 추가 매수하라.
–단기적으로 6만~7만원 사이 박스권이 예상된다. 하지만 매크로(거시경제) 변수들이 하나둘씩 해결되고 반도체 가격이 상승 기조로 전환되면 8만~9만원으로 다시 오를 것이다.
설문 참여 NH투자증권 PB 명단(가나다순)
강현옥, 김민화, 박성욱, 배일구, 신수연, 유준규, 이경미, 이경준, 이현진, 정혜임, 조영호, 주지연, 한상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