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동산 회복세에 힘입어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하는 가운데 계속 감소하던 신용대출마저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에서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2일까지 1조2187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1조762억원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짧은 기간에 급증한 것이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전달 대비로 9개월 연속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신용대출 금리가 급등한 데다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린 시중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깐깐하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사뭇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편 최근 5개월(5~9월) 연속 증가했던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이달 들어서도 1조5911억원 늘었다.

주요 시중은행에서 신용대출이 최근 크게 늘어난 배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금융 당국이 가계 빚 급증세의 주범으로 지목된 주택담보대출을 조이기 위해 여러 규제를 시행하면서 신용대출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이 있다. 금융 당국은 지난달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의 한도를 줄이고, 정책 대출인 특례보금자리론을 받을 수 있는 자격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 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을 사고 싶어하는 고객 중 50년 만기 상품으로 한도를 늘리기 어려워지자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가 종종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두산로보틱스 등 공모주 청약에서 최대한 많은 주식을 배정받으려는 투자자들의 자금 수요가 몰리면서 신용대출이 일시적으로 급증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