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를 인수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롯데렌탈도 인수한다. 사업 영역이 같은 두 기업을 인수하는 볼트온 전략을 통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어피너티는 롯데렌탈 인수에 두 배가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줬는데, 충분한 드라이파우더(펀드 내 미소진 자금)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6일 롯데그룹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롯데렌탈 경영권 지분 약 56.2%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너티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과 어피너티 주요 관계자는 매각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거래 금액은 1조6000억원이다. 롯데렌탈은 전체 지분 기준 2조8000억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날 시가총액이 1조2217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어피너티가 롯데그룹에 두 배가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불한 셈이다.
어피너티는 다소 비싼 값에 인수하더라도 빠르게 덩치를 키워 기업가치를 극대화하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어피너티는 지난 6월 SK렌터카도 8200억원에 인수했는데, 당시에도 경쟁자들에 비해 높은 가격을 써내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롯데렌탈의 연결 매출액은 2조7500억원이었으며, 그중 7501억원이 중고차 판매 수익이었다. 같은 기간 SK렌터카의 연결 매출액과 중고차 판매 수익은 각각 1조4028억원, 3843억원이었다. 롯데렌탈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이다.
롯데렌탈의 매출과 중고차 판매 수익은 SK렌터카의 두 배 수준이다. 이를 기준으로 롯데렌탈의 가격을 단순 계산하면 어피너티(8200억원)의 두 배인 1조6400억원이지만, 어피너티는 2조8000억원을 지불했다.
어피너티가 과감히 베팅한 이유는 든든한 자금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어피너티가 한국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유 자금은 20억달러(약 2조6570억원)로 알려졌다. 2018년 60억달러짜리 5호 펀드 ‘Affinity Asia Pacific Fund V’를 조성해 잡코리아·요기요·SSG닷컴, 그리고 최근 SK렌터카까지 투자한 뒤 남은 돈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SK렌터카와 롯데렌탈 모두 렌터카 사업을 하지만, 롯데렌탈이 쏘카 등을 보유하고 있어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펀드 자금도 넉넉해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한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