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사태에 이은 정국불안으로 한국 주식시장이 급락하고 , 달러 환율은 연일 오르고 있다. 9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와 환율이 나오는 가운데 딜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67.58포인트(2.78%) 떨어진 2360.58로 마감했다./전기병 기자

비상계엄 여파로 정치적 혼란이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 주요 정치인과 관련된 ‘정치 테마주’가 급등락했다.

9일 이재명 대표가 과거 근무했고 대선 출마 선언도 했던 자동차 부품 제조 업체 오리엔트정공은 29.84% 급등했다. 회사 대표가 이 대표의 캠프 후원회 공동회장을 맡았던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수산아이앤티도 30%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 대표의 고향인 안동에 있다는 이유로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되는 동신건설도 이날 29.85% 폭등했다. 미디어 업체 중에서는 야권 성향인 MBC의 자회사 iMBC가 정치 테마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29.98% 급등했다.

안철수 의원이 창업한 정보보안 기업 안랩 주가는 25.57% 오른 8만2000원으로 마감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투표 불참으로 불성립된 가운데, 안 의원이 투표에 참여하며 존재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안랩 출신 송태종 전 대표가 일했던 경력으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는 써니전자도 29.73% 올랐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테마주로 분류되는 오파스넷은 1.48%, 대상홀딩스는 7.59%, 태양금속은 9.94% 각각 하락했다. 오파스넷의 경우 신동훈 사외이사가 한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문, 대상홀딩스는 양동운 사외이사가 한 대표와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알려져 있다. 태양금속은 한우삼 대표가 한 대표와 같은 청주 한씨라는 점에서 한동훈 테마주로 분류된다. 한 대표의 현대고 동창인 배우 이정재가 주주로 있는 아티스트유나이티드도 이날 선행 매매 의혹 조사 등의 악재가 더해져 24.58% 하락했다.

김건희 여사 테마주 중에서는 코바나컨텐츠의 최대 후원사였던 건축설계 업체 희림이 5.38% 하락했고, 전시회를 후원했던 한미글로벌(-3.06%)과 노루페인트(-4.74%)도 약세를 보였다. 도이치모터스는 2.95% 떨어졌다.

정치 테마주는 실적이 아닌 소문에 쉽게 휘둘려 변동성이 극심한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남길남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가치와 본질적으로 관련이 없는 정치 테마주는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공통적으로 관찰되었다”고 말했다. 김용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동안 정치 테마주가 기승을 부릴 공산이 크나 관련주의 말로는 언제나 비참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