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 중 73%가 공모가를 하회하는 주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1~6월) 금리 인하 기대감에 국내 증시가 활황을 보였지만, 하반기 들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 계엄·탄핵 등 대내외 증시 악재로 상장 등 IPO(기업공개) 시장에 대한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신규 상장한 기업(리츠와 스팩 제외)은 각각 7곳, 88곳으로 총 95곳이었다. 지난해 82곳(코스닥 5곳·코스닥 77곳)보다는 소폭 늘었다. 올해 공모 금액이 1000억원 이상인 대어급 상장사는 HD현대마린솔루션(7423억원), 시프트업(4350억원) 등 5곳이었다.

그러나 새내기주들의 성과는 좋지 않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상장을 완료한 77종목(스팩 제외) 중 이날 종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진 종목은 56종목으로 72.7%에 달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이에이트(-70.85%), 제일엠앤에스(-69.95%), 포스뱅크(-66.89%) 등이 공모가 대비 하락률이 가장 컸다. 특히 올해 하반기에는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이나 미달로 확정하는 기업이 연이어 발생했고, 케이뱅크와 씨케이솔루션 등 6개 기업은 상장을 위해 증권 신고서를 제출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내년에도 탄핵 정국과 트럼프 2기 출범 등 국내외 불확실성이 강해지는 만큼 IPO 시장이 계속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향후 IPO 시장의 흥행은 국내 주식시장의 지수 반등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