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딥시크, 챗GPT 애플리케이션(앱). /연합뉴스

가성비를 무기로 내세운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가 국내 증시에도 파장을 일으킨 가운데 한 코스닥 상장사가 ‘딥시크 테마주’를 자처하고 나섰다. 딥시크 관련 뉴스가 쏟아지자 “딥시크를 기반으로 한 모델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것인데, 이 영향으로 주가는 급등했다.

하지만 주가가 오른 사이 기존에 발행된 전환사채(CB) 물량이 주식으로 전환돼 신주가 발행될 예정이다. 주식이 새로 발행되면 주식 가치가 희석되면서 주가는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3일 마음AI는 전 거래일보다 3.51%(800원) 하락한 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마음AI 주가는 지난 1월 31일 13% 넘게 급등했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 충격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 사이, AI 소프트웨어 업체 마음AI는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는 소식에 주가가 올랐다.

그런데 이날 마음AI는 150억원 규모의 1회차 무기명식이권부 무보증사모 전환사채(CB)에 대한 전환청구권 행사로 7만1017주를 신규 상장한다고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은 지난달 15일과 31일 행사됐다. 지난달 15일 청구금액 2억원에 대해 청구된 신주 물량 1만1362주는 오는 10일 상장될 예정이다. 지난달 31일 청구된 5만9655주(청구금액 10억5000만원)는 오는 20일 상장된다. 신주 물량 7만1017주는 전환가액 1만7601원에 발행되는 신주는 기존 발행된 주식의 1.13% 수준이다.

이번에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는 CB는 마음AI가 지난 2023년 4월 150억원 규모로 발행한 제1회차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다. 사채권자는 원금을 회수하는 대신, 주식으로 돌려받는 전환청구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한 것인데 이는 최근 마음AI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까지 1만3000원대였던 마음AI의 주가는 최근 들어 급등했다. 지난해 12월 9일 종가기준 1만2930원이었던 마음AI 주식은 지난달 31일 종가 2만2800원을 기록하며 76.33% 급등했다. 지난달 31일 하루에만 전 거래일 대비 13.15% 뛰었다.

이는 최근 전 세계 AI 업계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딥시크’ 출현과 연관이 깊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는 지난 27일(현지 시각) 저비용으로 미국 챗GPT에 필적하는 챗봇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딥시크는 558만달러를 들여 두 달 만에 오픈소스 AI 모델 ‘딥시크-R1′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메타 플랫폼스가 최신 AI 모델인 라마(Llama)3에 투입한 훈련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특히 딥시크가 그동안 AI 개발을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여겨졌던 엔비디아의 고성능 최신형 칩을 사용하지 않고 저비용으로 생성형 AI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소식에 엔비디아, 메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종목들이 크게 흔들렸다. 실제로 딥시크가 내놓은 AI 모델 딥시크-R1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추론 AI 모델 ‘o1′보다 앞섰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지난주 하루 열렸던 국내 증시에서도 딥시크 여파가 컸던 가운데, 마음AI는 ‘딥시크 관련주’로 묶이며 오히려 재미를 봤다. 마음AI가 딥시크 기반의 온프레미스 거대언어모델(LMM)을 개발 중이라고 밝히면서다. 최홍섭 마음AI 기술총괄 대표는 지난달 30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딥시크 AI 모델을 기반으로 한 최상위 모델 크기 온프레미스 LLM을 출시하려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딥시크 충격이 국내외 증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가운데 관련주로 묶여 급등했다.

앞으로도 마음AI 신주는 더 풀릴 가능성이 있다. 마음AI가 발행한 전환사채 잔액은 134억원이다. 사채권자가 원금을 회수하는 대신 전환청구권을 행사하게 되면 76만1320주가 더 상장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