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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사이언스 최근 1년간 주가 추이. /네이버페이증권 캡처

이 기사는 2025년 2월 21일 17시 37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유압용 관이음쇠 제조업체인 테라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와 전(前) 경영진이 사활을 걸었던 기업회생이 신청 자격 미달로 또 한 번 기각됐다. 현 경영진은 이를 계기로 경영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입장이나 추가 배임·횡령 혐의 고소가 이어지면서 법적 분쟁이 심화할 전망이다. 테라사이언스는 리튬 테마주로 주가가 급등했다가 폭락 후 현재 거래 정지 상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테라사이언스 소액주주연대(추모씨 외 47인)가 신청한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18일 각하했다. 앞서 2024년 6월 부산회생법원에 신청한 기업회생 절차가 기각된 후 두 번째 시도였다. 소액주주연대는 “기업회생 절차를 통해 재판부로부터 테라사이언스의 자산 보전처분 명령을 받으면, 우발채무를 확인하고 외부 감사를 다시 할 수 있다”며 “이후 정당한 방법으로 이사진을 교체해 기업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주장해 왔다.

두 번째 회생 신청이 검토받지도 못하고 각하된 원인은 간단했다. 신청 자격을 갖추지 못해서다. 회생신청은 자본의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가진 주주 및 지분권자가 신청할 수 있다. 이들은 테라사이언스 보유 주식 중 10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970만961주를 보유하고 있다며 2024년 11월 1일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당시 발행주식총수는 9558만7404주로, 10.15%에 해당했다.

그러나 현 경영진이 한 달 뒤인 2024년 12월 13일 15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이들은 보통주 1079만1366주 규모의 유상증자 대금을 12월 23일 납입, 지난 1월 8일 상장했다. 주당 발행가액은 139원으로, 거래 정지 전 주가(654원)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회생절차를 신청한 소액주주들의 지분은 9.12%로 감소했다. 소액주주들과 전 경영진은 1월 22일 부랴부랴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을 냈지만 각하됐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소액주주연대·전 경영진과 현 경영진 간 갈등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 경영진과 소액주주연대는 회생절차가 기각되면 형사 소송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예고한 바 있다. 전 경영진과 소액주주연대는 현 경영진의 횡령·배임 규모가 282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4년 10월엔 서울경찰청에 현 경영진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현 경영진도 전 경영진을 배임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다. 이들은 현재 회사가 위기에 처한 원인이 전 경영진의 부실 경영이라며, 회생절차를 반대했다.

소액주주들과 손잡고 경영권 확보에 나선 전 경영진은 권순백 블루밍홀딩스 대표이사다. 그는 현 경영진 측인 씨디에스홀딩스에 회사를 매각했다가 씨디에스홀딩스 주식이 반대매매로 처분되면서 얼떨결에 2024년 8월 27일 다시 최대 주주가 됐다. 그러나 이후 유상증자 납입자인 위플러스투자조합에 지난해 12월 23일 최대 주주 자리를 내줬다.

양측의 대립에 테라사이언스를 둘러싼 횡령·배임 관련 고소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관련 규모가 가장 컸던 테라사이언스는 올해도 추가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했다. 이 회사는 지난 19일 169억400만원 규모의 업무상 횡령 혐의가 발생했다며 하모씨를 고소했다. 하씨는 테라사이언스 내에서 어떤 직책을 맡고 있지 않으나, 과거 지서현 테라사이언스 대표, 지 대표의 남편 박정규씨와 함께 사기·업무방해 등으로 고소당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