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증권의 해외 채권 세금 관련 안내문. /독자 제공

토스증권이 해외 채권 관련 원천징수해야 할 세금이 없는 것으로 오인해 이를 고객 대신 내기로 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토스증권은 이날부터 해외 채권에 투자한 일부 고객에 ‘해외채권 세금에 대한 중요 안내’를 전달하고 있다. 토스증권은 안내문을 통해 “소득세법을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세금이 없다’고 안내한 일부 채권에서 이자소득에 따른 소득세가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발생한 소득세 전액은 토스증권이 대신해 전액 납부할 예정”이라고 했다.

문제가 된 것은 ‘표면금리가 0%인 미국 국채’다. 보통 제로쿠폰 채권이라고 부른다. 쿠폰 금리(액면 약정 이자)가 없는 대신 액면가보다 가격을 할인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만기 때는 액면가로 돌려받는다. 쉽게 말해 액면가 1만원의 제로쿠폰 채권을 9000원에 사면 만기 때 1000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

토스증권은 처음에 제로쿠폰 채권의 할인분이 소득세법상 이자 소득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원천징수를 따로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재검토 결과 할인분도 채권 이자 소득에 해당해 15.4%(지방소득세 포함)의 세금을 원천징수 한 뒤 고객에 지급했어야 하는 것으로 결론 났다.

토스증권은 고객에게 세금 관련 안내를 잘못한 점을 책임지고 원천징수해야 할 세금을 모두 대납하기로 했다. 전체 대납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고객님께 이번 일과 관련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세금 전액을 대신 납부하고 기타 필요한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혼선을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리며, 신뢰할 수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토스증권은 지난해 7월 해외채권 서비스를 출시했다.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주식처럼 쉽게 거래할 수 있는 점을 내세웠다.

미국 국채와 회사채를 액면가 기준 최소 1000달러부터 거래할 수 있다. 미국 채권 거래 정규장(서머타임 기준 오후 10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중엔 실시간 주문이 가능하고 그 외 시간에도 예약 주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