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KB국민은행과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제휴 상품인 ‘모니모 KB매일이자통장’ 출시를 앞두고 진행한 사전 예약 이벤트에 40만명에 육박하는 참여자가 몰렸다. 회사 목표치의 두 배를 웃도는 숫자다. 다음 달 상품이 정식으로 나오면 22만좌 한도가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상품이 인기를 끈 건 200만원까지 최대 연 4% 이자를 주는 요즘 보기 힘든 금리 때문이다.
최근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은행권의 수신 금리가 줄줄이 하락세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모두 2%대로 내려왔다. 여기에 미국발(發) 관세 전쟁으로 증시 불확실성까지 커지자 대기 자금을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주는 단기 파킹 상품에 묶어두려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
◇정기예금 금리 2%대로
16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 등 시중 5대 은행의 1년 만기 기준 주요 정기예금 상품 최고 금리는 연 2.9~2.95%로 집계됐다. 전달 취급한 평균 금리가 연 3.04~3.07%였는데, 모두 2%대로 내려온 것이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보다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저축은행도 비슷한 상황이다. 이날 기준 저축은행 79곳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02%로 한 달 전 3.19%에 비해 내렸다.
수신 금리가 계속해서 내려가면서,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파킹통장은 차를 주차하듯 짧은 기간 돈을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만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해지하면 이자를 거의 받을 수 없는 정기예금과 달리, 언제든 입출금이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단기 자금 유치에 유리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다 보니 돈을 길게 묶어두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고객이 많다”며 “최근에는 고금리 파킹 상품을 여러 개 가입해 돈을 굴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조건 꼼꼼히 따져야
은행연합회나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의 상품 공시를 통해 여러 금융사의 상품을 비교해볼 수 있다. 대부분의 고금리 상품들은 우대 조건과 금액 한도 등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아, 굴리려는 자금 규모에 맞춰 꼼꼼히 따져가며 선택하는 것이 좋다.
200만원 이하 금액은 다음 달 출시되는 ‘모니모 KB 매일이자통장’을 활용할 만하다. 삼성금융네트웍스 통합 앱인 모니모 연동 상품으로, 우대 금리를 모두 만족하면 200만원까지 연 4% 이자를 준다. 단 우대 금리가 1년까지만 적용돼 짧게 자금을 운용하는 데 유리하다.
하나은행의 ‘달달하나 통장’도 200만원까지 최대 연 3% 이자를 준다. 전월 50만원 이상 급여 이체 기록만 있으면 돼 우대 조건을 맞추는 게 비교적 간단하다. 작년 출시 후 판매 목표 계좌 수였던 30만좌를 모두 소진해 추가 판매를 하고 있다. 이 상품 역시 가입 후 1년까지만 최고 금리를 모두 받을 수 있다.
3억원 이상 큰 금액을 묶어두고 싶다면 SC제일은행의 ‘SC제일Hi통장’을 눈여겨볼 만하다. 최고 금리가 연 3.4%로 은행권에서 가장 높은데, 첫 거래 고객만 우대 금리 적용이 가능하다. 기본 금리는 0.1%인데, 첫 거래 고객일 경우 금액에 따라 1억원 미만 1.8%, 1억원~3억원 이하 2.3%, 3억원 초과에 2.8%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이 외 마케팅 동의 0.2% 등 추가 우대 금리가 붙는다.
접근이 비교적 간편한 인터넷 은행 중에는 케이뱅크의 플러스박스가 예치 금액에 따라 연 2~2.6%로, 카카오뱅크·토스뱅크(연 1.8%)보다 높았다.
OK저축은행의 ‘OK짠테크통장Ⅱ’는 50만원 이하 예치 시 세전 연 6.5% 금리에, 4대 페이(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페이코, 토스) 중 1곳 이상에 계좌 등록 시 0.5% 금리를 적용한다. 50만원 초과 시 금리가 낮아지므로 소액의 비상금을 넣어두기 좋다.
◇CMA도 모두 2%대
‘파킹통장의 원조’ 격인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살펴볼 만하다. 단 우리투자증권이 팔고 있는 종금형 CMA를 제외하면 예금자 보호가 되지 않는 것에는 유의해야 한다. 현재 수익률은 연 2~2.75%대로, 미래에셋증권 CMA-RP 네이버통장이 1000만원 이하까지 연 2.75%, 우리 WON CMA Note가 최대 연 2.6% 수익률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