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NHAP PHOTO-1030>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during an event with the racing champions from NASCAR Cup Series, NTT IndyCar Series, and IMSA WeatherTech SportsCar Championship,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April 9, 2025. REUTERS/Nathan Howard/2025-04-10 05:04:58/<저작권자 ⓒ 1980-2025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미국 나스닥종합지수가 9일(현지시각) 12% 넘게 폭등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만 선을 탈환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9.52% 뛰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폭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나라에 부과한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한 결과였다. 시장에서 기대하던 이른바 ‘트럼프 풋(Trump Put·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행동이 증시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나왔다.

깊은 낙폭에 좌절하던 서학개미(미국 주식 개인 투자자)들은 한국 시각으로 10일 이른 새벽부터 안도할 수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이 없다고 한지 하루 만에 말을 바꿔 주식을 매수하라고 권한 것을 두고 ‘불법 리딩방’ 운영자라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일 보편·상호 관세 대상국을 발표하고 일주일 동안 시장은 요동쳤다. 변동성이 얼마든지 커질 수 있다는 교훈을 남겼다. 나스닥종합지수를 예로 들면 지난 7일과 8일 고가와 저가 격차가 각각 10.2%, 8.4%다. 보편·상호 관세 부과 전 협상 가능성과 이를 일축하는 뉴스 사이에서 시가총액 수백조원이 몇 시간 만에 움직였다.

관세를 앞두고 삼성전자가 자신감을 많이 잃었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 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1~3)월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매출 7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보통 증권사의 예상 실적(Consensus·컨센서스)보다 실제 실적이 좋을 때 언론은 ‘어닝 서프라이즈’ ‘깜짝 실적’이라고 표현한다. 삼성전자는 이 표현을 지양해달라고 요청했다.

단순히 겸손해서는 아니었다.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의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로 기대가 커지면, 2분기(4~6월) 실적 부진에 따른 ‘어닝 쇼크’를 더 크게 받아들일지 모른다는 우려가 바닥에 깔려 있었다.

올해 1분기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전에 재고를 축적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던 만큼, 관세가 시행되는 2분기 실적이 미리 반영된 측면이 있기는 하다. 다만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선두를 뺏기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자신감이 흔들린 진짜 원인으로 보였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일단 최악에선 벗어났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미·중 무역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2018년에도 무역 전쟁은 증시를 6개월 넘게 흔들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는 아직 3개월도 지나지 않았고, 그가 반도체 관세도 언제든지 꺼내 들 수 있다.

참고로 최근 10년 중 약세장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전 고점을 회복하는 데 301일 걸렸다. 코스피지수는 550일이 필요했다. 그리고 코스피지수는 2021년 7월 기록한 역사적 고점을 여전히 되찾지 못했다.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