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장편 영화가 제78회 칸국제영화제(칸영화제)의 공식 부문에 이어 비공식 부문에서도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한국 영화계가 칸영화제 공식 부문과 비공식 부문 모두 초청작을 내지 못한 것은 1999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16일 영화계에 따르면 칸영화제 감독주간 집행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상영작 명단에 한국 영화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프랑스 감독협회가 차별화된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1969년 신설한 감독주간은 칸영화제의 비공식 부문 중 하나다. 류승완 감독의 ‘주먹이 운다(2005년)’, 봉준호 감독 ‘괴물(2006년)’, 연상호 감독 ‘돼지의 왕(2012년)’, 홍상수 감독의 ‘우리의 하루(2023년)’ 등이 감독주간에 상영됐다.
또 다른 비공식 부문인 비평가주간 상영작에도 한국 영화는 포함되지 못했다.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1962년부터 주관하는 이 부문은 신인 감독을 발굴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다. 앞서 한준희 감독의 ‘차이나타운(2015년)’, 정주리 감독 ‘다음 소희(2022년)’, 유재선 감독 ‘잠(2023년)’ 등이 비평가주간에 초청받았다.
한국 영화는 칸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경쟁 부문, 비경쟁 부문, 주목할 만한 시선 등에도 빠졌다. 한국 영화가 공식 부문에 한 편도 초청받지 못한 것은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칸영화제는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를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한 것을 시작으로 한국 영화를 소개해 왔다.
성과도 이어졌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2019년)’으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안았다. 박찬욱 감독도 심사위원대상(올드보이·2003년), 심사위원상(박쥐·2009년), 감독상(헤어질 결심·2022년) 등 3개의 상을 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시(2010년)’로 각본상을, 임권택 감독은 ‘취화선(2002년)’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2022년)’에 출연한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을,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년)’에서 주연한 전도연은 여우주연상을 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