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명가’를 표방해 온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밸류업 상장지수펀드(ETF) 운용 경쟁에서 체면을 구겼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밸류업 ETF 중 유일하게 올해 들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펀드 매니저가 삼성전자 비중을 줄이고 자동차주를 늘린 게 패착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코리아밸류업지수를 추종하는 12개 ETF 가운데 연초 이후 수익률(4월 15일 종가 기준)이 가장 좋은 상품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코리아밸류업’ ETF로 나타났다. 수익률은 3.65%다.
그 뒤를 HANARO 코리아밸류업(3.64%), ACE 코리아밸류업(3.57%), 1Q 코리아밸류업(3.49%), KIWOOM 코리아밸류업(3.47%), SOL 코리아밸류업TR(3.32%), RISE 코리아밸류업(3.15%) 등이 따랐다. 모두 기초지수 움직임을 추종하는 패시브 전략형 상품이다.
밸류업 ETF 중 펀드 매니저가 시장 상황에 따라 리밸런싱(투자 종목 재조정)에 적극 나서는 액티브 전략형 상품은 3개다. 같은 기간 성과가 가장 좋은 상품은 트러스톤자산운용의 ‘TRUSTON 코리아밸류업액티브’ ETF로, 수익률은 2.48%로 집계됐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출시한 ‘KoAct 코리아밸류업액티브’는 1.45%를 기록했다. 플러스 수익률이긴 하지만, 패시브의 성적엔 못 미쳤다.
같은 기간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내놓은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 ETF의 수익률은 -2.81%로, 전체 밸류업 ETF 중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같은 전략을 구사하는 액티브 ETF만 따로 놓고 봐도 가장 저조한 성적표다. 액티브 ETF는 펀드 매니저가 적극 개입하는 만큼 보수도 패시브 ETF보다 비싸다.
TIMEFOLIO 코리아밸류업액티브 내 삼성전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게 유독 부진한 수익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리아밸류업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은 각각 15%를 차지한다. 타임폴리오 상품 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은 각각 9%, 17% 수준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리아밸류업지수에서 두 종목 비중이 극단적으로 높다 보니 이 둘의 가격이 올라가는 시기에는 비중이 조금이라도 작은 상품이 큰 타격을 받는다”고 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작년 말 5만3200원에서 올해 4월 15일 기준 5만6600원으로 상승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타임폴리오 밸류업 ETF가 현대차·기아 등 자동차주 비중을 확대한 점도 수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현대차 주가는 작년 말 21만2000원에서 현재(4월 15일) 18만7000원으로 하락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추후 시장 상황이 바뀌어 액티브 매니저가 고른 종목이 급등하면 (액티브형이) 패시브형 수익률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