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점진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18일 하나증권에 따르면 미국 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조정됐다. 1분기 평균 72달러 내외를 기록하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월 초 급락한 후 60달러 초반 대에 머물며 경기 둔화 가능성을 오롯이 반영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수출국기구(OPEC),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등 주요 에너지 기구들은 무역분쟁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오펙플러스)로 인한 추가 공급량은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4월부터 증산에 돌입해 일일 22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내년 9월까지 모두 복원하기로 결정한 OPEC+는 유가가 급락하자 소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전 연구원은 “증산 계획을 번복하지는 않되, 그동안 쿼터를 초과해서 생산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게 해 사실상 증산과 감산 계획이 공존하게 됐다”며 “결국 궁극적으로는 생산량 회복을 목표로 하지만 당장 시장 여건에 맞춰 증산 규모를 조절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아울러 전 연구원은 “원유 수요 회복 기대감이 높지 않아 원유 과잉 공급 국면은 유지되겠지만 미국의 생산량이 점차 조정되고 OPEC+의 증산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지 않다면 향후 국제유가의 하락은 점진적인 속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WTI는 배럴당 $55~$70의 밴드 내에서 완만한 하락 흐름을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전 연구원은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역대 최대 수준을 대체로 유지하고 있고, 석유 소비는 소폭 줄어들어 상업용 원유 재고는 1월 초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중”이라면서 “휘발유 재고는 계절적으로 감소할 수 밖에 없으나, 과거에 비해 줄어드는 속도가 더디다. 원유 재고와 셰일기업들의 손익분기점(BEP) 고려 시 미국의 원유 생산량도 점차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