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 거래액이 작년에 비해 4.4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이후 전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어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18일까지 금 현물시장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509억1600만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일 평균 거래대금(115억2300만원)보다 341.85% 늘어난 금액이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국내 금 거래대금은 일 평균 194억4300만원에 불과했다. 200억원이 채 안 됐던 것이다. 그러나 올해 1월 250억9200만원으로 늘었으며, 2월에는 809억1300만원으로 급증했다. 3월엔 517억4200만원, 4월에는 400억86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증시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19조1353억원에서 올해 18조4776억원으로 줄었다. 투자 수요가 위험 자산에서 안전 자산으로 옮겨가는 추세가 강해진 것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지난 17일(현지 시각) 온스 당 3328.40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에는 온스 당 3346.4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이는 작년 말(온스 당 2641달러)보다 약 26% 높은 가격이다.
금 현물의 가격도 급등했다. 금 현물 1g의 가격은 작년 말 12만7850원에서 이달 18일 15만2260원으로 뛰었다.
투자 수요가 금에 쏠리는 현상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 정부는 자동차, 철강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는 물론 국가별 개별 관세 카드까지 꺼내 들었고, 이에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록 금값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이 부각되는 시점에서 미 국채보다 금을 더 안전자산으로 인식하는 모습이 관측됐다”며 “금융 시장 전반의 충격으로 금 가격이 약세를 보일 때가 유효한 투자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