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석훈 산업은행장 회장이 지난 2월 10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부산산업전환 녹색펀드 출범 발표 지역기업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HMM 지분 매각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각) 밝혔다.

강 회장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스타트업 지원 플랫폼 ‘넥스트라운드 인 실리콘밸리’ 행사 종료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을 리스크 상황으로 내몰 수는 없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강 회장이 HMM 지분 매각 검토를 밝힌 이유는 HMM 주가에 따라 산은의 건전성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은행의 건전성을 측정하는 대표적인 지표는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다. 이 비율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을 분모로, 은행의 자기자본을 분자로 둬 계산한다. 우리 금융 당국의 은행 BIS 비율 권고치는 13%다.

산은은 HMM 지분을 36.02%가량 보유하고 있는데 이 주식의 가치가 올라 산은 자기자본의 15%를 초과하는 가치가 될 경우, 15% 초과 지분에 위험가중치 1250%가 매겨진다. 강 회장은 “HMM 주가가 1만8600원대를 넘어가면 이 가중치가 적용된다”고 말했다. 한국 시간 기준 24일 HMM의 주가는 1만8940원으로 마감됐다.

위험가중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 BIS 비율 계산식의 분모인 위험가중자산이 크게 늘어난다. 반면 분자인 자기자본은 상대적으로 작은 폭으로 증가한다. 분자보다 분모가 큰 폭으로 늘어나니 BIS 비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강 회장은 “HMM 주가가 2만5000원을 넘어가면 현재 13% 후반인 BIS 비율이 위험해진다”며 “BIS 비율이 13% 밑으로 내려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정부가 들어오는데 정부 간 합의를 거쳐 무언가를 하기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고 그렇다고 손놓고 있기에는 무책임하다”며 “산은 회장으로서 고민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강 회장은 이날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넥스트라운드 행사에서 “올해 한국 스타트업에 1조7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올해 스타트업에 대한 간접투자액을 1조1700억원으로 직접투자액을 5250억원으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