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한 일산 아파트 단지에서 최근 6억4500만원 실거래가 나왔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하이파크시티 일산아이파크 1단지’(전용면적 146.6㎡)는 지난 2일 6억4500만원(18층)에 실거래됐다. 이 평형은 지난 2012년 이후 주로 5억원 초반대에 거래됐는데, 이번에 6억원을 넘긴 것이다. 다만 5일 뒤에는 14층 매물이 5억7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현재 나와있는 같은 평형 매물 호가는 6억~6억7000만원이다.

앞서 김 장관은 지난 1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의 기준을 놓고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과 입씨름을 벌였다.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은 정부가 지원하는 주택구입자금 대출 상품이다. 부부 합산 연소득 최대 7000만원인 무주택자가 전용면적 85㎡ 이하, 평가액 5억원 이하의 집을 살 때 저렴한 금리로 최대 2억6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김 의원은 “서울 평균 아파트 값이 10억원”이라며 5억원 이하 주택을 살 때만 이용 가능한 디딤돌 대출의 실효성에 대해 지적했다. 김 장관은 김 의원을 향해 “의원님은 (일산 주엽동) 문촌마을 사시죠? 문촌마을은 얼마 합니까”라고 되물었고, 김 의원은 “지금 7억~8억쯤이죠”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저희 집보다 비싼데요.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습니다”라고 받아쳤다.

이 발언을 놓고 일산 주민들 사이에서 “적절치 못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하이파크시티 아파트 주민연합회는 “본인 소유 아파트의 정확한 시세조차 확인하지 않은 채 부정확한 가격을 언급한 것을 사과하라”며 “수도권에서 가장 저렴한 아파트로 오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주민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