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규제 이후 주춤했던 서울 강남권 아파트값이 다시 오름폭을 확대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 등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곳에서도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지방 집값도 가파르게 오르면서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한 주 동안 0.29% 상승했다. 지난주(0.27%) 8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는데, 이번주 다시 기록을 갈아치웠다.
◇송파·서초·강동구 상승폭 두 배로 커져
17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4% 올랐다. 지난주(0.03%)보다 상승폭이 소폭 확대되며, 넉 달 전인 8월 첫째주 수준의 상승률로 되돌아갔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송파·서초 등 강남권이 주도했다. 송파구가 지난주 0.04%에서 이번주 0.08%로, 서초·강동구가 0.03%에서 0.06%로 상승폭이 두배로 커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송파구는 잠실·신천·방이동 인기단지 위주로, 서초구는 반포동 신축·준신축에서 신고가가 나오며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강남구는 지난주와 같은 0.05% 상승률을 보였다.
실제 송파구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잠실동 ‘리센츠’(전용면적 59.99㎡)가 지난 12일 18억8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거래 대비 8000만원 올랐고,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100.31㎡)이 지난 5일 20억5000만원에 최고가로 매매되는 등 집값이 강세를 보였다.
경기도에선 수도권의 거의 유일한 비규제지역인 파주(1.11%)가 많이 올랐다. 4주 연속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상승폭 자체는 1.38%→1.18%→1.11%로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조정대상지역인 고양은 0.88% 상승했다. 수도권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는 인식에 GTX 등 교통 호재가 겹치며 상승폭이 매주 커지고 있다.
◇전국 집값 상승률, 2주 연속 최고치 기록
지방에선 울산(0.79%), 부산(0.71%)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울산은 남구가 최근 4주 연속 0.96%, 1.36%, 1.15%, 1.13% 상승하면서 과열 양상을 이어갔다.
부산도 비규제지역인 강서구가 1.32%→1.36%로, 부산진구가 0.78%→1.12%로 상승폭이 커지며 주택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부산 남구(0.71%)와 해운대구(0.55%) 역시 이번주 상승폭이 다시 커지며 규제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 분위기다.
수도권과 지방에서 모두 아파트값이 오르면서 이번주 전국 아파트값은 0.29% 올랐다.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주 0.27% 올라 통계 작성 이후 8년7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는데, 이번주 또 오름폭이 확대돼 2주 연속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집값 상승세가 가파른 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르면 오늘(17일) 오후 늦게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