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여년 동안 부동산 세법이 열 번쯤 바뀌면서 완전히 누더기가 됐습니다. 담당 공무원도 잘 모르고, 세무사도 의견이 갈립니다. 양도소득세는 정말 심각하죠. 상담받은 고객이 ‘이 말이 맞을까’라며 못 믿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소한 믿고 물어볼 곳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 동산빌딩 4층. 한쪽엔 국내 최대 세무 법인 ‘다솔세무법인’이 둥지를 틀었고, 맞은편 사무실에는 국내 세무 업계에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베테랑 세무사 20여명이 함께 협업한다. 회의실과 강의장은 공유한다. 우리나라 최초 부동산 세무 얼라이언스(연합체)인 ‘케이택스(K-Tax)’다.

케이택스 좌장은 안수남 다솔세무법인 대표세무사다. 국세청에서 13년 근무 후 30년 넘게 현역으로 활동 중인 베테랑이다. 현재 케이택스에 소속된 수석 컨설턴트(세무사)는 부동산 세무 분야에서 최소 20년 이상 경력을 보유한 최고 전문가들이다. 그야말로 부동산 세무 업계의 어벤저스인 셈이다. 최근 케이택스 창립 멤버인 세무사 6명을 함께 만났다.

국내 최초 부동산 세무 얼라이언스인 '케이택스' 소속 수석 컨설턴트(세무사) 6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 모두 세무사 경력 20년 넘은 베테랑이다. 사진 왼쪽부터 최인용, 김종필, 안수남, 박풍우, 김상문, 주범종 세무사. /김혜주 땅집고 기자

-케이택스를 만든 계기는.

“(안수남 세무사) 4차 산업 시대라는데 유독 세무 업계만 1970년대 수준 구식 비즈니스 모델로 운영된다. 세무 컨설팅을 받으려면 고객이 직접 종이 서류를 들고 사무실로 찾아와야 한다. 세무사끼리 의견을 공유하는 플랫폼도 없다. 당초 다솔세무법인이 자체적으로 인재를 양성해 분야별 전문 세무 그룹을 만들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이미 국내 최고 세무사를 한데 모으는 것이 더 빠르겠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결과가 케이택스다. 세무·법무·노무·보험·금융 등 전문가 3만명이 모여 종합 세무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본 ‘티구레’를 벤치마킹했다.”

-케이택스가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꼽자면.

“(김상문 세무사) 카카오톡 기반으로 무료 세무 상담하는 ‘케이택스 톡(K-Tax Talk)’이다. 케이택스 사이트에서 ‘케이택스 톡’ 채팅을 눌러 세금 항목에서 간단한 질문과 서류를 첨부할 수 있다. 그러면 케이택스 소속 전문 세무사가 1차로 대응한다. 이후 전문적인 상담은 전화와 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케이택스 톡의 강점은.

“(주범종 세무사) 무엇보다 카톡 기반이어서 이용자가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다. 분야별 최고 세무사가 질문에 대해 충분히 검토한 뒤 답변을 주기 때문에 신뢰도 면에선 최고 수준이다.”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았나.

“(김종필 세무사) 단연 양도세다. 그동안 받았던 전체 상담 160여건 중 70%가 양도세다. 집 한 채 사고 팔려고 해도 너무 복잡해 각자 고민 수준도 복합적이고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최인용 세무사) 상담 횟수가 쌓이다 보니 개별 상담 내용은 복잡해도 반복적인 패턴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양도세도 주택 수나 지역 차이는 있지만 궁금해하는 내용은 비슷하다. 케이택스 톡의 질문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표준화할 것이다. 이후에 AI(인공지능)를 활용하면 수준 높은 무료 상담도 가능할 것이다.”

-다른 서비스도 준비 중인가.

“(김상문 세무사) 납세자들이 보유 중인 부동산 기초 자료를 보관하는 클라우드 서비스 ‘택스 뱅크’를 준비 중이다. 정확한 세무 상담을 위해 부동산 매입 금액이나 시점 등이 적힌 자료를 필요하다. 그런데 고객이 이런 자료를 잘 챙겨두지 않는 데다 잃어버리기도 한다. 택스 뱅크 서버에 부동산 관련 기초 자료를 입력해 두면 언제, 어디서든 세무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세법이 바뀔 때마다 변동 세액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케이택스의 장기적인 목표는.

“(박풍우 세무사)국내 중소·중견 기업 고객 대상으로 하는 ‘패밀리 오피스’가 되는 것이다. 대기업은 모두 자산 배분, 상속·증여, 세금 문제 등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패밀리 오피스를 두고 있다. 반면 국내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패밀리 오피스는 아직 없다. 케이택스가 세무뿐 아니라 회계와 기업 자산, 부동산 매각 등 다양한 전문가 그룹을 영입해 최고의 패밀리 오피스로 발전하는 것이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