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값 폭등론과 폭락론의 허와 실, 1편= 투기 차단하면 집값 급락한다는 폭락론자>


“집값 급등은 어림없다. 곡소리 날 정도로 급락이 시작된다.” “지금 집사면 평생 후회한다”

“매도 매물이 급감, 하반기 시장이 펄펄 끓어 오를 것이다.” “하반기 대폭등이 예상된다”

유명 ‘부동산 유튜버’들이 6월 이후 집값에 대해 폭락론과 폭등론으로 갈려 정면 충돌하고 있다. 집값 폭락론의 대표 주자는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이 구독해 유명세를 탔던 ‘라이트하우스’이다. 그는 ‘집값 대폭락의 완벽한 조건을 갖추었다’, ‘역대 최대의 부동산 폭락이 온다’고 주장하고 있다.

감정평가사 출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박감사리얼아이는 ‘서울 부동산 끝장났다’, ‘핵겨울 초입’이라고 제목의 방송을 통해 집값 폭락론을 펼치고 있다. 유튜브 ‘김종갑의 경제부동산’은 “부동산 급추락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재건축 1년 안에 못 팔면 반 토막”이라고 주장한다.

폭락론자들은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오른 것이 아니라 ‘투기적 가수요’로 집값이 급등한 만큼 정부의 대출규제, 양도세 중과세, 종부세 인상 등의 정책효과로 6월 이후 매수세가 실종, 집값이 급락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일부 지방과 지역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매매가가 떨어지는 등 이미 폭락 조짐이 현실화하고 있는데 폭등론자들과 언론이 왜곡, 집값 하락세를 감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전세가격 급등과 전세수요자들의 매매수요 전환에 따른 집값 상승론에 대해 폭락론자들은 전세 수요자들이 내 집을 마련할 자금 여력이 없어 집을 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한다.

반면 폭등론자들은 6월부터 정부의 양도세, 종부세 중과세가 시행돼 다주택자들이 막대한 세금을 물며 집을 팔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에 정책변화를 기대하며 내년 대선 이후까지 버티기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물이 부족하고 다주택자들이 급증한 세금까지 얹어서 매물로 내놓아 집값이 급등할 수 있다는 주장도 한다. 임대차법 개정으로 전세물건이 감소, 전셋돈이 오르면서 전세 수요자의 매매수요 전환이 가속화돼 집값 급등에 불을 붙을 것이라는 논리도 편다.

부동산 유튜버들과 전문가들이 6월 집값 폭등론과 폭락론으로 정면충돌하고 있다.

◇ 폭락론은 당위론과 음모론으로 시장 분석, 한국적 특수성만 너무 강조

폭락론의 근저에는 무주택자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집값은 내려가야 한다는 당위론이 자리잡고 있다. “미친 값 정상이 되어야 나라가 안망한다.”, “투기적 가수요를 바로 잡아야 나라가 정상화될 수 있다”는 등의 정의감을 바탕으로 집값을 분석한다. 폭락론자들은 공통적으로 수요와 공급의 논리가 아니라 한국 사회는 유독 투기적 가수요가 많아 집값이 급등했다는 김현미 전 국토부 장관의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음모론적 시각도 강하다. 폭락론자들은 건설업체, 중개업체, 일부 유튜버가 정보를 왜곡, 투기를 부추긴다고 믿고 있다. 이들은 “기다리는 것도 투자”라면서도 지독한 비관론에 빠져 있다. “경제 대공황이 온다”, “한국 경제 무너진다” “파산시대 온다”, “대붕괴 온다”는 등의 주장도 거침이 없다.

한국적 특수성을 강조하다보니 글로벌적 시각이 부족하다.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독일 등 이른바 선진국들은 집값이 모두 폭등했다. 집값 급등의 근본 배경은 주택공급의 부족, 소득의 증가, 저금리와 과잉유동성이 자리 잡고 있다.

6월 집값 폭등론 vs 집값 폭락론

폭락론폭등론
논리-집값 급등으로 인해 실수요 감소
-세금폭탄으로 투자수요 차단 효과
-대출규제로 실수요와 투자수요 동시 감소
-금리인상 및 유동성 축소 가능성
-집값 급등은 공급부족이 아니라 투기, 가수요 탓
-3기 신도시 등 주택 공급물량 확대 정책
-소득증가보다 지나치게 높은 집값 상승세로 버블형성
-지방 등 일부 지역 미분양 급증 등 폭락 조짐. 그러나 폭등론자들이 사실을 왜곡
-사상 최악의 가계부채로 금융위기 가능성
- 인구고령화, 비정규직 등 수요 감소 요인 많아
-지금 집을 사면 꼭지에 사는 것
-정책 실패
(전세임대차법 개정3법-> 전세매물 감소, 전세가 급등-> 매매가 상승)
-순환매(강남 ->마포,용산,성동->금천,관악,구로,노원,도봉,강북 -> 고양, 의왕, 양주->지방->강남권?)
-양도세 중과세로 인해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 이유 없어 매물 급감
-오훈 서울 시장의 규제완화, 내년 대선 후 정책변화 기대감
-금리 인상 한계론
-서울 입주물량 급감, 내년 사상 최저치
-집값이 급등한 것이 아니라 화폐가치의 하락
-코로나 극복으로 경기회복 본격화, 수요증가
-한국은 물론 미국 등 선진국도 대출 건전성 심사 강화로 금융 위기 가능성 낮아

◇폭락론의 원조 선대인, 버블론의 원조 LG경제연구소

폭락론의 뿌리는 2000년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LG경제연구소는 2003년 주택 급등기 초입에 ‘거품 붕괴가능성’ ‘대세 하락 전환, 역전세난’ 등의 주장을 담은 보고서를 냈다. 연구소는 아파트 가격 상승속도가 가계소득 증가율, GDP 증가율을 앞질렀고, 주택가격 거품 가능성 지수도 7분기째 플러스를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는데도 가계소득에 대한 주택가격 비율이 7.9배로, 선진국(4.6배)보다 높다는 점도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이후 집값이 급등하면서 LG 경제연구소는 관련 주장을 철회했지만 그 논리는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다.

이후 집값 상승으로 힘을 잃었던 폭락론을 부활시킨 것은 선대인이다. 선대인경제연구소를 운영하는 그는 언론인 출신으로 2008년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라는 저서로 주목을 받았다. 출판 직후 리먼 쇼크가 발생하면서 미국발 집값 폭락의 파장이 전 세계적으로 퍼졌고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한 전문가로 명성을 얻었다.

그의 폭락론은 집값 급등은 투기심리와 가계부채가 만들어낸 거품으로, 집값이 급등한 만큼 폭락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기본적으로 집값은 공급부족이 아니라 투기 수요 탓이라고 분석했다. 집값 폭락의 도화선은 금리 상승과 신도시 입주물량으로 봤다. 현재 폭락론을 펼치는 유튜브들의 주장은 선대인의 논리와 흡시하다. 현 정부와 집권여당의 부동산 인식의 뿌리가 선대인 소장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는 집값이 바닥을 다지던 2013년 ‘선대인 미친 부동산을 말한다’ 등의 저서를 통해 또다시 집값 하락론을 제기했다. 이후 전망이 빗나가면서 부동산보다는 주식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