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3일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서울 강남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지 않는 가운데,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아파트./조선일보 DB

서울 송파구 ‘잠실주공 5단지’ 재건축 사업 계획이 지난 16일 서울시 심의를 통과하면서 강남구 대치·압구정동, 영등포구 여의도동, 노원구 상계동, 양천구 목동 등 노후 아파트 밀집 지역에서 “재건축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에는 한동안 끊겼던 투자 문의도 조금씩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하지만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 환수제 등 정부의 재건축 규제가 워낙 강력해 당장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관계자는 “잠실5단지가 큰 고비를 넘겼으니 이제는 우리도 사업에 속도를 좀 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1979년 입주한 은마아파트는 1990년대 말부터 재건축을 추진했지만 20년 넘도록 조합조차 설립하지 못한 상태다.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지난 14일 강남구청에 정비구역 지정 계획을 제출했다.

여의도도 서울시 재건축 활성화 정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곳으로 꼽힌다. 여의도에는 1971년 입주한 시범아파트가 있고, 삼부·목화 등 5개 단지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은 서울시가 잠실5단지 일부 동(棟)은 50층까지 지을 수 있도록 허용한 것에 주목하면서 층수 제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재건축 활성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서울에서 단기간에 재건축 공급 물량이 급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안전진단,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현 정부가 틀어막은 재건축 규제 때문에 재건축 사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