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아파트 매수세가 4주 연속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출범한 윤석열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重課) 조치를 1년 유예하면서 시중 아파트 매물은 늘었지만, 높은 집값에 대한 부담감과 금리 추가 인상 우려 때문에 매수 수요는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3.4로 전주(93.7)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다는 의미다.
매매수급지수는 작년 12월 첫째 주(99.2) 100선이 무너진 이후 계속 하락하다가 지난 3월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반등하는 듯했지만, 5월 둘째 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고 4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매수세가 줄었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90.8로 전주(91.1) 대비 0.3포인트 하락했고, 지방(95.8)은 0.2포인트 떨어졌다. 서울(88.8)은 6주 연속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했다.
매매수급지수는 집값의 선행 지표로 통한다. 실제 매매수급지수가 100을 밑돌면서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최근 6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도 3주째 내림세다. 이번 주는 하락 폭이 0.02%로 전주(-0.01%)보다 더 확대됐다.
매매수급지수가 하락하는 것은 시장 매물이 늘어나는 속도를 거래량이 쫓아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4150건으로 3개월 전 대선일(3월 9일)의 5만131건보다 28% 급증했다. 반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집계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65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2만1924건)의 30% 수준에 불과하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금은 집값 하락에 대한 불안 심리와 금리 추가 인상에 대한 공포감이 만연한 상황”이라며 “당분간 집값도 하향 안정 국면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