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에게 20~30대 딸이 있다면 친구들이랑 어디서 노는지 물어보고 한번 따라가보세요. 젊은이들 동선만 봐도 요즘 어떤 업종이 뜨고 지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뜨는 업종과 가게를 건물에 입점시켜야 합니다.”
이젠 건물주가 무조건 ‘수퍼 갑’인 호시절은 끝났다. 최근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건물주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공실을 막고 건물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좋은 세입자 구하기와 효율적인 건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땅집고는 요즘 고민이 깊은 중소형 빌딩 건물주에게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중소형빌딩 자산운영관리 설루션’ 4기 과정을 오는 28일 개설한다. 강의에 참여할 멘토들로부터 자산관리 설루션을 미리 들어봤다.
◆“창업 박람회나 상권 세미나 찾아가라”
상업용 부동산 자산관리회사인 ‘더트웰브PMC’ 이충묵 대표는 “건물을 사놓으면 저절로 가격이 오르고, 월세가 들어오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그는 “동네 중개사무소에 ‘세입자는 알아서 맞춰달라’고 하고 뒷짐 지고 있으면 망한다”며 “건물주가 직접 창업 박람회도 가보고, 상권 분석 세미나에도 참석해서 최신 트렌드를 파악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건물 가치를 높여줄 좋은 임차인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대다수 건물주들이 ‘이디야 같은 친숙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1층에 들이면 대박이 나겠지?’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 중대형 프랜차이즈는 입점 조건이 까다롭다. 차선책으로 저가 브랜드를 들이면 원하는만큼 높은 임대료를 받기 어렵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요즘 뜨는 업종의 세입자를 건물에 입점시키는 것이 핵심 포인트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건물 1층에는 프랜차이즈 카페나 편의점, 중층에는 고시원 같은 뻔한 업종이 들어선다. 그러나 트렌디한 업종을 건물에 입점시켜야 가치가 올라간다. 예를 들어 1층에 수제 디저트 가게나 코인 빨래방을, 3·4층에는 스터디 카페를 넣는 식이다. 이 대표는 “최근 이면도로 건물에 작은 규모로 파이·뚱카롱·수제 초콜릿 같은 디저트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판매 단가가 나오기 때문에 어설픈 프랜차이즈보다 임대료 지불 능력이 좋고 겉보기에도 가게가 예뻐 건물 이미지가 살아나고 가치도 높아진다”고 했다.
◆“임대료 올리지 않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그렇다면 좋은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건물주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이번 강의에서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유지관리와 매각 노하우’를 강의할 송경은 리맥스코리아 팀장은 건물 관리에서 성패가 갈린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통상 세입자는 입지를 가장 중시하지만 중소형 빌딩은 건물 관리 상태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같은 면적에 비슷한 입지를 갖춘 빌딩 두 개가 있다고 치면, 임대료가 10% 이상 비싸도 관리 잘한 곳을 택한다”고 했다. 관리 잘하는 빌딩에 입주하면 고객 만족도가 높아져 매장 운영이 한결 수월하다는 것이다.
송 팀장은 “잘 팔리는 건물을 만들려면 우량 세입자를 유치하고 임대 수익률도 높게 유지해야 한다”며 “결국 건물 현재 가치가 높아야 원하는 값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의외로 자금력 있는 건물주 가운데 “귀찮다”, “세입자를 배려한다”며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 이른바 ‘착한 임대인’이 적지 않다. 그런데 이 건물일수록 오히려 제값 받고 팔기 쉽지 않다. 이 대표는 “착한 임대인은 앞으로 수익이 더 잘 나올 것이기 때문에 건물 가치를 더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문제는 그런 가격은 시장에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며, 매정할지 몰라도 매수인은 현재 가치만 본다”고 했다.
건물 관리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물주가 많다. 그러나 전문업체 도움을 받는 것이 유리하다. 송 팀장은 “건물주의 가장 큰 고충이 바로 세입자 불만을 듣고 해결하는 것”이라며 “건물 관리에 필요한 공인중개사나 관리업체·세무사 등 핵심 파트너와 관계를 잘 유지해도 건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