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압박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15만5987건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가장 적었다. 연도별로 5월까지 아파트 매매량이 20만건을 밑돈 것은 올해와 2012년(19만4332건), 2019년(16만2961건) 세 차례뿐이다.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작년(31만5153건)의 절반 수준이다.

수도권의 아파트 거래 부진이 특히 심하다. 올해 5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7917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2만5159건)의 3분의 1 수준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 5월까지 1만건을 밑돈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지난해 서울 25구(區) 가운데 아파트 매매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노원구는 올해는 5월까지 523건에 그쳐 작년 같은 기간(2465건)보다 79%나 줄었다.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급감한 탓에 서울의 전체 주택 거래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도 5월까지 27.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 침체, 매수 수요 감소로 아파트 값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최근 몇 년 사이 대출을 최대한 끌어들여 집을 사들인 ‘영끌족’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요즘 아파트 값 약세는 주택 공급이 증가해서가 아니라 수요가 과도하게 위축된 영향”이라며 “이전 정부 때 급등한 집값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서는 것이 필요하지만, 비정상적으로 거래가 줄어드는 시장 상황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