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아파트 급매 상담 안내문이 붙어 있다. /뉴스1

한국은행의 두 번째 빅스텝 여파로 수도권 아파트 매수 심리가 더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9.4로, 전주(80.0)보다 하락하며 80선을 밑돌았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가 80을 하회한 것은 2013년 4월 1일(77.2) 이후 9년 6개월 만이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최근 입주 물량이 많은 경기와 인천의 매수 심리 하락세가 가파르다. 경기의 매매수급지수는 81.3으로 2013년 4월 1일(80.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인천 역시 2013년 9월 30일(76.3) 이후 9년 만에 가장 낮은 77.7을 나타냈다. 경기에선 ‘수원의 강남’으로 불리는 영통구 광교신도시에서 단기간에 3억~4억원씩 집값이 하락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영통구 원천동 광교중흥에스클래스 전용 84㎡는 지난달 말 12억원에 거래돼 1년새 6억원이 급락했다. 인근 광교더샵 84㎡ 역시 8월 말 직전 최고가보다 3억원 하락한 11억원에 팔렸다. 인천도 연수구 송도동의 ‘더샵마리나베이’ 84㎡가 지난달 직전 최고가(11억4000만원)의 반토막 수준인 6억5000만원에 팔리는 등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 역시 23주 연속 하락 중이다. 이번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6.9로, 2019년 6월 10일(76.0) 이후 3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노원·도봉·강북 등 지난해 20·30세대의 영끌 매수가 몰렸던 동북권이 70.4로 최저치를 나타냈다. 은평·서대문 등이 포함된 서북권(70.7), 종로·중구 등 도심권(70.8)도 저조한 매수심리를 보였다. 강남·서초·송파 등 고가 아파트 밀집한 동남권도 지난주 82.8에서 이번주 81.5로 큰 폭으로 내렸다.

지난달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지방 역시 대구(70.7), 세종(76.3) 등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매매수급지수가 전주(88.3)보다 하락한 87.6을 기록했다. 전국 매매수급지수는 83.7로 2019년 9월 16일(82.8)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대출금리 인상 여파로 월세 선호 현상이 짙어지면서 전세수급지수도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이번주 서울의 전세수급지수는 전주(82.8)보다 하락한 81.7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7월 8일(81.6) 이후 3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