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자이더샵 SKVIEW 조감도. /GS건설

정부가 지난달 세종을 제외한 비(非)수도권 전역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하고서 지방 아파트 청약시장에서 상반된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부산에서는 60대1에 가까운 높은 경쟁률을 보인 흥행 단지가 등장했으나, 미분양 물량이 많은 지역에선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2일 진행된 부산 부산진구 ‘양정자이더샵SK뷰’ 1순위 청약 접수는 평균 58.9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1162가구 중 540가구를 일반에 공급했는데 3만1793명이 몰려 전 타입이 마감됐다. 하루 전 진행한 특별공급도 622가구 모집에 5964명이 접수해 9.6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해당 아파트는 부산이 규제지역에서 풀리고 나서 처음 분양한 단지다. 규제 해제 효과로 재당첨 제한이 풀리고, 주택 보유자도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청약 문턱이 낮아지면서 청약 수요가 몰렸다. 분양가도 3.3㎡당 1802만원으로 올해 청약을 진행한 다른 부산 대단지보다 저렴한 것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규제지역 해제 효과는 지역별로 온도 차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포항 남구에 새로 공급된 아파트에선 미달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 11~13일 청약을 접수한 ‘포항 푸르지오 마린시티’는 672가구 모집에 157명만 신청했다. 포항은 지난 8월 말 기준 미분양 아파트가 4209가구로, 2010년 11월 이후 12년 만에 가장 많다.

지난 6월 규제지역에서 풀린 대구 북구에선 이달 초 ‘대구역 센트레빌 더 오페라’가 분양에 나섰지만, 일반공급 236가구 중 57가구가 미달했다. 전남 여수와 광양에서 분양한 ‘여수 원더라움 더힐’과 ‘더샵 광양 라크포엠’도 각각 상당수 가구가 미달로 남아 있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비규제 지역으로 전환돼 대출 규제가 풀렸지만, 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이 가중되면서 실수요자들이 선뜻 청약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고금리가 이어지는 한 입지와 분양가에 따라 미분양에 애를 먹는 단지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