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분양 예정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을 기다려온 무주택자 신모(39) 씨는 지난 16일 분양가가 공개된 후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애초 예상한 것보다 분양가가 비싸게 책정된 탓에 최근 집값 하락세를 감안하면 청약 신청을 준비하는 게 꺼려졌기 때문이다. 그는 “일반분양 물량은 동 배치나 층이 별로 안 좋다는 얘기를 들어 청약 통장을 아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의 분양가를 두고 수요자들 사이에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집값 하락세를 생각할 때 분양가가 부담스럽다는 의견과 입지 조건이나 최근 급등한 건축비와 금리 등을 감안하면 충분히 매력적이란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둔촌주공의 분양가는 3.3㎡(1평)당 평균 3829만원이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금액이다. 최근의 자재 값 상승과 금리 인상 등을 반영하면 조합에서 이 정도 금액은 받아야 최소한의 사업성이 나온다는 것으로 구청에서 판단했다는 뜻이다.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조합의 잘못된 판단으로 공사가 6개월이나 중단되면서 불어난 비용을 무주택자에게 전가하는게 맞느냐”는 불만도 나온다.
아직 평형별 분양가가 공개되진 않았지만 단순 계산으로 청약 수요가 가장 많은 전용면적 59㎡가 9억원대 중반, 전용 84㎡는 13억원대 초반 정도로 추산된다. 전용 84㎡는 완화된 중도금 대출 기준(12억원)을 넘기 때문에 대출이 불가능하다. 계약금에 중도금까지 거액의 현금을 가용할 수 있는 무주택자만 청약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각종 옵션과 확장비, 취득세 등 각종 세금까지 고려하면 실제 드는 돈은 14억원이 넘을 전망이다. 게다가 분양가 상한제 때문에 8년간 처분이 불가능하다.
반면 둔촌주공이 가진 초대형 대단지라는 강점과 입지, 신축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분양가가 매력적인 수준이란 의견도 많다. 박합수 건국대 교수는 “둔촌주공 인근 올림픽선수촌아파트까지 재건축되면 향후 2만여 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대단지가 형성된다”며 “교통이나 교육, 입지 측면에서 미래 가치가 높아 둔촌주공은 무난히 분양에 성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