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약 시장에서 모처럼 큰 장(場)이 열린다. 강동구 둔촌주공을 재건축하는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장위자이 레디언트)의 청약 시점이 겹치면서 이번 주에만 6000가구 넘는 아파트가 주택 수요자들에게 풀린다. 이 두 단지는 입지와 분양가, 대출 여부 등이 다르기 때문에 청약통장을 아껴뒀던 수요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 올림픽파크 포레온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6일 올림픽파크 포레온 1순위와 장위자이 레디언트 특별공급, 7일 장위자이 레디언트 1순위 청약이 줄줄이 이뤄진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총 1만2032가구 중 4786가구가 무주택 청약 대기자들에게 풀리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건축 단지다. 이 중 소형 평형 1091가구가 신혼부부, 다자녀가구 등을 위한 특별공급 물량이고, 나머지 3695가구는 일반 공급으로 배정된다. 모두 전용면적 85㎡ 이하여서 가점제로 배정된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전체 2840가구 가운데 1330가구가 분양되는데, 이 중 특별공급이 374가구다. 두 단지의 일반 분양을 더하면 6116가구에 달한다.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당첨자 발표일이 각각 15일과 16일로 다르기 때문에 중복 청약이 가능하다. 하지만 입지나 분양가, 대출 가능 여부가 다르기 때문에 수요층은 다소 다르다.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모든 평형에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지만,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전용 84㎡의 분양가가 12억원을 넘어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다만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주변 시세보다 4억~5억원 정도 저렴하지만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분양가는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어 현금 여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84㎡에 당첨된 사람은 입주때까지 10억원 정도의 현금을 자체적으로 조달해야 한다.
두 단지 모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당첨자 발표일로부터 8년간 전매가 불가능하고 10년간 다른 아파트 청약 당첨도 제한된다. 최초 입주 가능일로부터 2년간 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전세 보증금으로 분양대금을 충당하기도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청약 신청을 받는 단지들의 흥행 여부가 향후 시장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온다면 아직 주택 수요가 살아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향후 금리 변동에 따라 거래가 재개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반대로 경쟁률이 낮거나 미분양이 발생한다면 시장 침체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