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한국부동산원) 대(對) 61%(KB국민은행).
문재인 정부 5년간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국책 기관인 부동산원과 민간 회사인 KB국민은행이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두 기관의 집값 상승률 차이는 문 정부 때도 논란이 됐었다. 문 정부는 당시 “부동산원 조사는 실거래가, KB는 호가 중심인데 민간(KB) 통계가 과도하게 해석될 소지가 있다”고 했지만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 부동산원 통계가 조작됐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한국부동산원은 부동산 통계, 공시가격 결정, 아파트 청약을 담당하는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부동산원과 KB국민은행 모두 표본조사 방식으로 집값 통계를 만드는데 조사하는 아파트 표본 수와 대상이 다르다는 차이가 있다.
15일 본지가 부동산원 주간 동향을 분석한 결과 문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5월 8일부터 20대 대통령 선거 직전인 2022년 3월 7일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19.51% 올랐다. 같은 기간 KB국민은행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61.71%로 부동산원의 3배가 넘는다. 2020년 8월 31일 조사에서는 주간 변동률이 부동산원이 0.01%, KB국민은행이 0.38%로 38배 차이가 나기도 했다.
두 기관 통계의 격차는 유독 문 정부 때 두드러졌다. 문 정부 출범 직전 5년(2012년 5월~2017년 5월)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부동산원 8.34%, KB 6.03%로 비슷했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이달 9일까지 서울 아파트값 변동률도 부동산원은 -10.03%, KB -9.88%로 거의 같다. 정권 입맛 따라 주간 단위로 수치를 미세하게 100회 가까이 조작한 것이 누적되면서 3배라는 격차를 만든 것이다.
이창무 전 부동산분석학회장(한양대 교수)은 “통계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하고, 민간 통계가 보다 활발하게 만들어져 선의의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공 데이터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