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 중인 한 공공분양 아파트의 주거동 외벽 철근이 대량으로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LH가 이 사실을 입주예정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보강공사를 진행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철근 누락 원인은 설계 오류 때문인데, 이 업체에도 LH 전관이 근무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번엔 시공 과정에서 감리업체가 누락 사실을 확인해 알렸다.
25일 LH에 따르면, LH는 인천 검단신도시에 짓고 있는 한 공공분양 아파트 13개 동 가운데 4개 동 지하 외벽이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확인하고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 4월 지하주차장이 붕괴된 아파트와 다른 곳이다. 철근이 누락된 곳은 6개소로, 해당 구간에 들어가야 할 철근의 17~50%가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6월 입주 예정인 이 단지의 공정률은 약 30%로, 철근 누락이 발견된 4개 동은 발견 당시 지하층 골조 공사가 완료된 상태였다.
이 단지의 지하주차장은 무량판 구조여서 LH가 지난 5월 실시한 전수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당시 지하주차장 기둥에선 철근 누락이 발견되지 않아 전수조사 결과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에 철근 누락이 발견된 곳은 조사 대상이 아닌 주거동으로 무량판 구조가 아닌 벽식 구조다. 벽식 구조에선 외벽이 하중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주거동의 철근 누락은 지난 6월 현장 감리원이 시공 중 확인해 LH 현장감독에게 알리면서 LH 내부에 보고됐다. 철근 누락은 시공 과정이 아닌, 구조 도면 작성 단계에서 설계 오류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지 설계업체는 LH 출신이 근무했던 전관업체로 알려졌다. LH는 2개월간 공사를 중단한 뒤 보강 공법을 확정해 지난 11일부터 보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LH는 철근 누락 사실을 확인하고 보강공사까지 진행하면서도 입주예정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LH 관계자는 “보강 공사 방식과 일정에 대해 종합적으로 안내하려다 보니 통지가 늦어진 것”이라며 “11월 중순까지 보강 공사를 마치고 안전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